연합뉴스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투입된 것을 두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정 선거'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 강성 우파들은 비상계엄 정당성을 강조하며 '4월 총선'이 부정 선거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6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5일 비상계엄 선포 직후 계엄군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 투입된 이유에 대해 "선관위 부정선거 의혹 관련 수사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라고 전했다.
황교안 SNS 캡처이 발언으로 강성 우파의 단골 소재인 '부정선거 의혹'에 다시 불이 붙었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계엄군이 제일 먼저 들어간 곳이 중앙선관위란다. 선관위 야간 당직자 5명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고 한다"며 "이것이 부정선거를 밝히는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또 다른 글에서는 "비상계엄을 통해 국정 난맥상을 바로 잡으려고 했던 윤 대통령의 노력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며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활개칠 수 있게 된 것은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고성국TV' 캡처대형 유튜버들도 가세했다. 구독자 108만명을 보유한 '고성국TV' 채널의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이날 밤 "이거였구나, 부정선거 수사!"라는 제목으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했다.
그는 "비상계엄의 첫번째 목표는 국회가 아니라 선관위였다"며 "(윤 대통령이) 부정선거에 대해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기 전에는 그걸 얘기하는 자체가 국가 원수로서 부담이기 때문에 이번 계엄을 통해 가장 먼저 선관위 서버를 압수수색하는 조치를 취하려 했던 게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고 씨는 '자유우파'를 자처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해온 대표적인 우파 유튜버로 분류된다. 지난 5월 KBS 시사 라디오 진행자로 발탁되며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던 바 있다.
'이봉규TV' 캡처유튜브 '이봉규TV'에는 '부정선거가 계엄 선포 이유'라는 문구가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이봉규씨는 이 영상에서 계엄군이 선관위에 투입된 것이 부정선거를 한 민주당을 향한 경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계엄군이) 국회는 장악하려는 쇼만 했고, 중앙선관위를 덮쳤다"며 "민주당이 부정선거로 압도적 다수당이 돼 국회독재를 하는데 까불지 마라 순식간에 장악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증거) 다 확보했다. 계엄 실패? 성공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됐던 이씨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내 방송을 본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이봉규TV에 전화 인터뷰 형식으로 출연한 일도 있었다.
연합뉴스윤 대통령은 평소 보수 유튜브 채널을 즐겨 보고, 부정선거 주장에도 심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했을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은 이날 SNS에 "어떻게 보면 (윤 대통령) 본인이 제일 부정선거에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 자택인) 아크로비스타에서 처음 만난 날. '대표님. 제가 검찰에 있을 때 선관위를 싹 털려고 했는데 못하고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던 사람이 윤 대통령"이라며 "부정선거(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이 주변에 꼬여 미친 짓을 할 때마다 제가 막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결국 이 놈들에게 물들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결국 부정선거쟁이들이 2020년부터 보수 진영을 절단내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부정선거쟁이 수괴가 돼서 환호 받아보려다가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도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미치광이 부정선거론자"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부정선거에) 확증편향이 되어있고 확신을 가지고 있으니, 군대를 동원해 선관위를 뒤지면 된다고 생각한 거고 그러면 국민들도 내가 이런 엄청난 것을 밝혀냈으니 국회 해산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며 "처음엔 윤석열의 이 내란을 보면서 이건 그냥 미치광이가 벌이는 그냥 친위쿠데타지 도대체 왜 한거지 생각을 했는데 선관위가 나오니깐 이해가 간다"고 밝혔다.
한편 선관위는 6일 계엄군이 선관위 청사에 진입한 것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가 없는 명백한 위헌·위법 행위"라며 "(계엄군 등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