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
검찰이 상습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에게 2심에서도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유씨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24일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유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유씨에게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벌금 200만원과 추징금 154만원을 명령해달라고도 했다.

검찰 구형 이후 유씨는 미리 준비해 온 종이를 꺼내들고 최후진술에 나섰다. 유씨는 "세상에 저를 내어주신 부모에게 씻지 못할 상처 드렸다. 무한한 신뢰를 보내주신 동료, 관계자분들께 큰 실망을 드렸고 과분한 사랑으로 아껴주신 많은 분들을 아프게 했다"며 입을 뗐다.

그는 "열여덟에 배우가 된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오로지 저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며 "엄중한 사법절차에 임하며 느끼는 괴로움만큼이나 망가진 자신을 구해내고 스스로 대면하는 일이 무척 낯설고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의 잘못으로 인해 빚어진 사건과 더불어 현재 구치소 수감 생활에 이르기까지 삶 전체를 총체적으로 끊임없이 반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유씨는 "이곳에 계신 분들과 함께 저의 발언을 지켜보고 계실 대중 앞에서 굳은 의지로 다짐한다. 그리고 신성한 법정에 맹세한다"며 "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품위를 스스로 파괴하지 않겠다. 배움과 새로운 삶에 대한 굳은 의지를 사회에서 펼칠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유씨는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의료용 프로포폴 등을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작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2021년 5월부터 작년 8월까지 44차례 타인 명의로 두 종류의 수면제 1100여 정을 불법 처방받아 사들인 혐의도 있다. 올해 1월 최씨 등과 함께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대마흡연, 의료용 마약류 상습투약, 타인 명의 상습 매수 등은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다만 대마 흡연교사 혐의, 수사가 시작됐을 때 지인들에게 휴대전화 내용을 지우라고 요구한 증거인멸 교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을 내년 2월18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