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쇼크' 환율 1460원 돌파…'1500원 시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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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직후 환율 급등…1464.8원 마감
"탄핵 리스크 장기화 우려, 외국인에 부정적 영향"
1500원 진입 가능성…美환율관찰국 지정에 시장 개입 제한적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등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뚫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촉발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1500원 시대'를 향하는 모양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에서 전 거래일보다 8.4원 오른 1464.8원에 마쳤다. 환율이 1460원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은 1455.2원으로 장을 출발했지만, 오전 10시 21분쯤 1465.5원까지 치솟으며 불안함을 보였다. 다만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1460원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오후 1시 50분쯤 환율이 다시 급등했다. 한 대행이 대국민 담화를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말한 직후다.
 
12‧3 내란사태의 장본인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심리할 헌법재판소는 현재 6인 체제다. 헌재는 6인 체제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국회 추천 몫 3명의 헌법재판관 선출안을 처리했다. 헌재의 9인 체제 완성을 위해서지만, 한 대행이 이들의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한 대행에 대한 탄핵에 나섰다.
 
환율은 이처럼 탄핵 국면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달러화 지수가 19일 108.4에서 26일 기준 108.14로 하락했지만 원달러 환율만 상승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 배경에는 국내 리스크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당초 국회 의결로 탄핵 리스크가 조기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한국 CDS 프리미엄과 국내 신용 스프레드가 완만하지만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이 악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정부청사사진기자단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정부청사사진기자단
앞서 환율은 내란사태 당일인 3일 야간 거래에서 1442원까지 상승한 이후 19일부터 1450원을 넘으며 고점을 높여왔다.
 
윤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지만,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축소하고,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의 영향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대행이 정치 리스크의 불씨를 다시 당긴 셈이다.
 
이에 따라 내년도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 환율의 경로는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움직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원화의 대내외 취약성과 미국 예외주의 지속, 무역분쟁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코스피도 전날 소폭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37% 오른 2449.52로 출발했지만 오후들어 개인이 매물을 쏟아내며 결국 2186억원 순매도한 끝에 2429.67로 마쳤다.
 
KB증권 김지원 연구원은 "연말 폐장을 앞두고 관망세가 높아진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도 대체로 혼조세를 보였고, 거래량도 연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30일 폐장일까지 시장을 움직일 지표와 이벤트가 없고 국채 금리와 달러 강세 등 비우호적인 여건들로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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