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제공
정부 당국이 전남 무안공항 항공기 활주로 이탈 사고 원인에 대해 "사고 수습이 되는 대로 명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은 29일 오후 1시 30분쯤 브리핑을 통해 "현재 기체 내 사고 수습 중으로, 현재는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며 "사고 수습을 마치면 블랙박스 수거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항공당국으로서는 정확한 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말씀드리는 것이 혼선을 없앨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수습되는대로 현장에 파견된 조사관들을 통해 사고 원인을 조사한 뒤 그 결과를 브리핑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무안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다른 공항보다 짧다는 의혹에 대해 "활주로 길이는 2800m로, 사고가 일어난 항공기와 유사한 크기의 C급 항공기들이 계속 운항해왔던 공항"이라며 "활주로 길이로 인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항의 모래방어시설 등 공항에는 시설 유지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여러 기준이 있고, 그 기준에 맞춰 공항들이 운영된다"며 "평상시에도 저희가 관리하지만, 사고 수습 상황을 보면서 점검해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박상우 장관. 김민재 기자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조류의 항공기 충돌)'나 랜딩기어(착륙장치) 오작동 의혹 등에 대해서도 "목격한 내용과 항공기 기체를 조사하고 나서 내리는 결론은 다를 수 있다"며 "조사를 명확하게 해야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랜딩기어가 펼쳐지지 않을 때 동체 착륙할 수 있는 절차들도 항공사 매뉴얼에 기본적으로 언급됐다"며 "조종사들도 관련 훈련을 하고 있는데, 관련 상황은 더 정확히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안공항의 사고 당시 날씨 상황에 대해서는 "오늘 날씨가 조금 흐리다는 정보가 있었는데, 과연 항공기 안전에 위험할 정도의 기상 상황이었는지는 다시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항공기가 착륙 직전 착륙을 포기하고 재이륙하는 '착륙복행(Go Around)'했는지 여부나 사고 직전 기장이 관제탑에 착륙이 어렵다고 교신했느냐는 의혹에 대해서는도 "사고 원인 조사 과정에서 기장과 관제탑 간의 교신 기록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항 관제기관과 항적 등을 정확히 따져보겠다"며 답했다.

사고 항공기가 무안 공항 활주로에 동체 착륙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편 주 실장은 이날 낮 12시 기준 항공기가 전소돼 181명의 탑승객 중 85명이 숨지고 2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 181명의 탑승객 중 승객은 태국인 국적자 2명을 포함한 175명, 승무원은 6명이다.

구조된 2명은 목포의 인근 병원에 이송됐고, 숨진 희생자들은 무안공한 내에 설치된 임시 영안실에 임시 안치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 위원회 소속의 조사관이 이날 오전 10시 10분에 현장에 도착해 사고 수습을 마치는 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사고현장에는 부산지방항공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역사고수습본부가 설치돼 한국공항공사와 소방청, 경찰, 군, 해경 지자체 등 관계자 723명이 동원돼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