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급락에 여기저기서 한숨만[베이징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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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12·3 내란사태로 원화가치 급락하면서 해외에서 충격파 먼저 체감
원화를 현지 화폐로 바꿔 쓰는 주재원들 "월급 5~10% 삭감 효과"
수입 물가 올라 국내 물가도 상승 전망…곧 국민 모두가 피해 실감
"尹 이기적인 계엄령의 대가 대한민국 국민이 할부로 지불" 현실화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성탄절인 지난 25일 저녁 베이징의 한 한인교회에서 열린 축하 예배. 어린 아이들의 재롱잔치에 박수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도 잠시, 목사님은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혼란이 빨리 수습될 수 있도록 기도하자는 제안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두손 모아 기도를 시작했다.

돌아보면 해외에 체류하는 한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국을 위해 기도하는 일은 대형 사건·사고가 터졌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많지 않다. 그것도 정치적인 사안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만큼 '12·3 내란사태'와 이어지는 한국의 정치적 혼란은 해외에서 내 한몸, 그리고 내 가족을 부지하기도 벅찬 이들에게 조차 나라걱정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엄중한 사안이다.

사실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란사태가 한국을 얼마나 큰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곳은 아이러니 하게도 국내가 아닌 바로 해외다.

이는 내란사태 이후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결정하는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데 원화를 체류 국가의 화폐로 바꿔서 생활하는 주재원들 입장에서 환율 급등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주재원들은 통상 한국 원화를 기준으로 월급 액수가 정해지고, 이를 달러나 위안화로 소속 회사가 환전해 송금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400원 부근에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내란사태 이후 폭등세를 보이다 지난 27일 장중 한 때 1486.7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속도조절론 등으로 가뜩이나 달러 강세 기조가 강해진 가운데 내란사태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기름을 끼얹었다.

달러 뿐만 아니라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도 급락했다. 1위안에 190원 초반대를 유지하던 환율은 내란 사태 이후 203원을 넘어서기도 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위안화 100위안 지폐. 연합뉴스위안화 100위안 지폐. 연합뉴스
부동산과 내수 부진으로 중국 경제가 침체를 겪고 있는데다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폭탄 예고까지 겹치며 위안화도 약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에 원화 가치는 그 보다 더 떨어지고 있는 것.

결국 주재원 입장에서는 월급이 단기간에 5~10% 삭감된 셈이다. 특히 자녀 학비 지원이 없는 주재원의 경우 월급 외에도 모아뒀던 한화를 위안화로 바꿔 학비를 내야돼 그 충격파는 더 크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 2019년 베이징으로 온 한 주재원은 "처음 중국에 왔을때 환율이 160원대였다"면서 "사실상 몇년새 월급이 20% 가까이 삭감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숨을 쉬었다.

당장은 원화가치 급락이 해외에 체류하는 일부 주재원들의 문제라 치부할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국내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가뜩이나 급등한 물가로 서민경제가 날로 팍팍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혼란으로 원화가치가 급락하며 다시금 물가가 뛰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여기다 통상 원화가치 하락은 수출 기업들에게는 유리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선 가치 하락은 대외신인도 문제와 연결되며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더 큰 문제는 내란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화가치 하락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데 있다. 실제로 이미 곳곳에서 "내년 원달러 환율의 뉴노멀은 1500원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빗발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기적인 계엄령에 대한 대가는 대한민국의 5100만 명의 국민이 할부로 지불하게 될 것(포브스)"이라는 해외 매체의 전망이 곧 현실화될 일만 남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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