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 달렸는데"…폭설 참사 직감한 최대호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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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역대급 폭설 덮친 날
안양농수산물시장서 '굉음' 감지
긴급보고 받고 '참사 우려' 제기
수백 명 대피 지시 후 영업 중단
"상인들 반발 막혀도 안전 최우선"

최대호 안양시장이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지붕 붕괴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양시 제공최대호 안양시장이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지붕 붕괴 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양시 제공
"하마터면 안양 참사로 기록될 뻔했죠. 돈 버는 게 대수인가요. 그 안에 상주인원만 300명이 넘습니다."

역대급 폭설이 전국을 덮친 지난해 11월 28일 새벽, '긴급보고'를 받았던 순간을 돌이키며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한 말이다.

당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동 건물에 습설이 두텁게 쌓이면서, 철재로 된 천장에서 '쩍쩍' 갈라지는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를 현장에서 인지한 시청 직원은 즉각 시장실에 보고했고, 최 시장의 '결단'만 기다리던 상황.

최 시장의 뇌리를 스친 건 단 하나였다. 어떻게 대형 참사를 막느냐다.

7일 최대호 시장은 CBS와의 신년 차담회에서 "사람 목숨이 걸릴 수 있다는 일념으로 '즉시 대피' 말고는 다른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다급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결정이 쉽지 만은 않았다. 김장철을 맞은 당일 이른 아침부터 도매상인들과 고객들이 북적였는데, 하루 장사를 접도록 행정력을 동원하면 거센 반발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인명 피해든, 영업 손실이든 책임의 화살은 최 시장을 향해 있었다.

그는 "그런 무거운 결정을 하라고 시장직이라는 자리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시장이 실컷 욕을 먹고 보상금을 물더라도 일단 사람들부터 살려야겠다는 '직감'으로 결단을 냈던 것"이라고 밝혔다.

안양시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동 붕괴 전인 28일 오전 8시 35분쯤 최대호 시장(왼쪽 두번째)이 현장 긴급 조치를 지시하고 있다. 안양시 제공안양시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동 붕괴 전인 28일 오전 8시 35분쯤 최대호 시장(왼쪽 두번째)이 현장 긴급 조치를 지시하고 있다. 안양시 제공이에 따라 최초 긴급상황 인지 후 1시간 20여 분 만에 시장 내부 상인들과 주민들의 대피가 완료됐고, 현장 진입도 완전 통제됐다. 동시에 최 시장은 시장 관리사업소장에게 청과동 임시휴장 결정을 명령했다.

최 시장은 "현장 점검을 하려는데 상인들이 몰려들기도 했다"며 "강제 휴장에 항의하는 목소리들이 높아 부득이한 사정을 설명하고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던 것도 사실이다"라고 털어놨다.

청과동 출입구 8곳에는 진입금지 안내문이 붙었고, 상인들의 불만은 한동안 계속됐다고 한다. 해당 건물에는 60여 개 도매업체, 300여 명의 상인들이 상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역대급 폭설로 인해 붕괴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안양시 제공지난해 11월 역대급 폭설로 인해 붕괴된 안양농수산물도매시장 전경. 안양시 제공그로부터 2시간 지났을 무렵인 낮 12시쯤, 청과동 남측 6천여㎡ 넓이의 지붕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무너져 내렸다. 부서진 대형 철판과 기둥들이 눈덩이와 함께 상인들이 장사하던 공간 일대를 그대로 덮친 것이다.

최대호 시장은 "지붕 붕괴에 대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면서 첫째도 둘째도 '생명 우선주의'였다"며 "대형 참사들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안전에 대한 지도자들의 경각심과 결단력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손실을 본 상인들을 위한 후속 조치도 필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이번 사례의 교훈을 되새기는 일"이라며 "사고 예방을 위한 시스템 선진화와 교육 활동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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