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요약지난 3월 경북 북동부 일대를 집어삼킨 산불은 지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겼습니다. 불은 꺼졌지만, 일상으로 돌아가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현장을 방문한 CBS노컷뉴스가 앞선 기사에 싣지 못한 사진들을 위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봅니다.
이우섭 기자▶ 글 싣는 순서 |
①"60년 넘게 산 집 통째로 타버렸어요" 갈 곳 잃은 이재민 어디로? ②올해 자두값 비상…경북 산불 그 후, "농사 접었다고 봐야" ③"미안하고 억울하고"…산불 발화지 주민들, "중요한 건 불 낸 사람 처벌" ④끝나지 않은 산불 공포…'산사태 위험' 경북 사람들은 장마가 두렵다 ⑤경북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 거주 기간 '최대 2년'이다? ⑥산불 끄러 사방 누빈 댕댕이 '콩이'…기사에 못담은 산불 피해 현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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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발화 당시 '숨은 영웅'…웰시코기 '콩이'
'위풍당당' 콩이의 뒷모습. 이우섭 기자지난 3월 경상북도 북동부를 집어삼킨 산불을 대처할 당시 숨은 조력자도 있었다. 바로 겁이 없고 지능이 높다고 알려진 견종 '웰시코기', 반려견 '콩이'다.
경북 산불은 '역대 최대 피해'를 남겼다. 발화 지점은 의성군 안평면 괴산1리였다. 산불을 최초 발견한 괴산1리 김정호(64) 이장은 "그때 상황을 직접 봤다면 '이게 생지옥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이장에 따르면, 산불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인력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견력(犬力)'도 큰 도움이 됐다.
이우섭 기자'콩이'는 불이 발생하자 마을 주민들과 함께 팔방을 누볐다. 김 이장은 "'콩이'도 산불 진화를 하려고 이곳저곳 따라다녔다"고 전했다.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네요" 경북도민 울린 산불 시발점
산불 원인으로 추정되는 라이터와 소주 뚜껑. 괴산1리 김정호 이장 제공이번 산불은 조부모의 묘를 찾은 한 성묘객이 묘에 자란 나무를 제거하기 위해 라이터를 켜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조휘 기자사건의 발단이 된 지점은 현재 경찰통제선으로 막혀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이우섭 기자·김조휘 기자나무와 나뭇잎을 비롯해 불이 시작된 산의 환경은 이미 훼손된 상태다.
김조휘 기자김 이장은 "실화자 과실로 인해 엄청난 인명 피해, 재산 피해가 생겼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도 불낸 사람에 대한 소식을 알려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쑥대밭이 된 마을…남은 게 없다
이우섭 기자산불 피해 현장인 안동시 남선면 도로리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김조휘 기자갖가지 장비를 동원하고는 있지만, 피해를 완전하게 복구하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리는 4개 마을이 전부 소실돼, 큰 피해를 본 곳이다.
이우섭 기자잃어버린 삶의 터전…"생명 달린 약 한 봉지도 못 가지고 나왔어"
이우섭 기자주민 대부분이 평생을 살아온 마을은 한순간에 쑥대밭이 됐다. 주민들의 끼니를 책임졌던 가마솥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이우섭 기자·김조휘 기자급박했던 당시의 상황을 말해주는 듯하다. 불에 탄 식기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우섭 기자전소된 집 앞 대문. '꽃 빼지 말아요. 예쁘게 키우고 싶어요'라고 적힌 문구가 눈에 띈다.
이우섭 기자옆집 대문에는 '지켜주세요'라는 글귀가 쓰여있다.
이재민들은 언제쯤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김조휘 기자임시 주택 설치를 위해 설비 노동자들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행정안전부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운영지침 제7조(지원 기간)에 따르면 "12개월 이내 입주자가 피해주택을 복구하거나 임대주택 등으로 이주하는 때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김조휘 기자불에 타버린 농기계. 안동시는 산불 피해 농가에 농기계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우섭 기자한 마을 주민은 "우리가 갈 데가 있나, 샤워할 데가 있나"라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농사도 지어야 하는데 손에 안 잡힌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라며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염원했다.
이우섭 기자까맣게 타버린 산 아래 위치한 도로리 마을회관. 한 이재민은 "삶이 재미가 없다. 이곳에서 동숙하면서 옆에 부대끼며 자고 있다. 화장실도 작은 거 하나뿐"이라며 "잠을 자도 자는 것 같지도 않고, 음식을 먹어도 배부른 걸 모른다. 먹어도 넘어가지를 않는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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