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브리지 충돌로 꺾인 멕시코 해군훈련함 돛대. 연합뉴스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이스트강을 따라 운항하던 멕시코 해군사관학교의 대형 훈련 범선이 브루클린브리지와 충돌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간 이날 오후 8시 20분쯤 멕시코 해군 훈련함 'ARM 콰우테목'호가 브루클린브리지 인근을 지나던 중 다리와 천천히 충돌하면서 돛대 3개가 잇따라 부러졌다. 이후 배는 다리에 걸려있다가 차츰 강 가장자리로 떠밀려갔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승선자 277명 가운데 19명이 다쳤고, 이 중 2명은 중상"이라며 "또 다른 2명은 안타깝게도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돛대가 다리와 충돌해 부러지고, 배가 강가로 떠내려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당시 브루클린브리지 위에는 차량 통행도 많은 상황이었다.
CNN에 따르면, 사망자 2명은 돛대 위에 있다가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시 다수의 승선자가 돛대에 올라 있었으며, 일부는 하네스(몸을 로프에 고정하는 장비)에 매달린 채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콰우테목호는 길이 약 80m, 높이 약 45m에 이르는 대형 범선으로, 거대한 멕시코 국기와 수십 개의 흰 돛, 화려한 전구로 꾸며져 사고 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멕시코 해군은 엑스를 통해 사고 사실을 확인하고, 현재 뉴욕 현지 당국과 함께 사고 수습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콰우테목호는 해군사관학교 졸업생들의 훈련을 위한 장기 항해 중이었다. 지난달 6일 멕시코 아카풀코에서 출항해 277명을 태우고 총 254일간 15개국 22개 항구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며, 사고 당시 다음 목적지인 아이슬란드로 향하던 중이었다.
뉴욕 경찰은 이 범선이 기계적 결함으로 추진력을 상실한 것이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사고 직후 범선은 예인선의 도움을 받아 인근 부두로 옮겨졌다.
1883년 개통된 브루클린 브리지는 뉴욕의 상징적인 명물로, 매일 차량 약 10만 대와 보행자 3만 2천 명이 이용하는 교량이다. 사고 직후 일시적으로 양방향 통행이 통제됐으나, 현재는 통행이 재개된 상태다. 애덤스 시장은 "브루클린 브리지 자체에는 큰 손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브루클린을 지역구로 둔 링컨 레슬러 시의원은 "이번 사고는 매우 무모하고 부주의한 일이었다"며 "뉴욕항에는 다리가 많은 만큼, 선장은 승객을 위험에 빠뜨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