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한 뒤 서울 국회 여의도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히는 경기 화성시 동탄지역은 지난 총선과 달리 '이준석 이변' 없이 더불어민주당의 파란 깃발로 덮였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대선 투표 결과 동탄지역(동탄1~9동, 반월동)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12만 7천여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8만 4천여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3만 3천여표를 기록했다.
22대 국회의원선거 때 이준석 후보가 화성시을(동탄4·6·7·8·9동)에서 5만 1천여표로 당선됐지만, 이번 대선 해당 지역구에서는 1만 8천여표에 그쳤다. 1년 사이 65%P 떨어진 것.
반면 민주당은 직전 대선과 총선에서 전체 동탄지역(화성을·정)에서 11만여표였던 득표율을 이번 대선에서 12만 7천여표로 늘리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화성을만 놓고 봐도 이재명 후보가 6만 5천여표로 김문수·이준석 후보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동탄은 평균 인구연령이 30대 중반으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중 하나다.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 짙은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다만 지난해 총선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거대 양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돼 이른바 '동탄 모델' 신화를 쓴 곳이기도 하다.
당시 그는 2030 젊은 표심과 중도보수층, 또 진보성향의 일부 지지자들을 겨냥해 아파트 단지별 맞춤 공약과 미래 정치로의 세대교체를 부각하는가 하면, 당시 민주당 공영훈 후보 관련 의혹을 집중 공격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앞선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 후보에 큰 차이로 뒤졌지만, 개표 결과 42.41%를 득표해 39.73%를 얻은 공 후보를 제쳤다. 예상을 뒤엎은 역전승이었다.
이 같은 사례를 토대로 이준석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빅텐트론)를 거부하고 동탄 모델의 재현을 앞세워 왔다. 이번에도 그는 국민의힘의 계엄 책임론을 제기하고 동시에 이재명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에 열을 올리면서, 정치적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하지만 대선 막바지 성별 갈라치기 논란 등에 휩싸이면서 다소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였다.
결국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선거구인 화성을에서조차 3위에 그치면서 영광을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총선과 올해 대선의 성격과 이슈가 다른 데다, 국가 운영 지도자를 뽑는 대선은 지역 대표를 선출하는 선거와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게 정치권 일각의 해석이다.
대선 결과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선거의 결과와 책임은 모든 것이 제 몫"이라며 "잘했던 것과 못했던 것을 잘 분석해 정확히 1년 뒤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개혁신당이 한 단계 약진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