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미국이 다음달 부과를 예고한 관세가 실제로 시행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적어도 0.5%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협상 기한이 연장돼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해소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한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관세 유예 만료도 당초 오는 9일에서 다음달 1일까지 연장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관세를 포함한 한미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관세의 핵심은 품목별 관세를 별도 적용한다는 것이다. 현재 자동차 및 부품 25%와 철강 및 알루미늄 50% 등에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우리나라 최대 수출 대상국인 탓에 관세 적용에 따른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대미 수출액은 1279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19%를 차지해 중국(20%)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합뉴스자본시장연구원 강현주 선임연구위원 등이 추산한 결과, 미국이 지난 4월 발표한 자동차·철강·알루미늄 관세 25% 및 기타 품목 관세 10%를 적용하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5% 감소한다. 모든 품목에 보편 관세율 10%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경제성장률은 약 0.3% 줄어든다.
미국의 관세 정책 목적에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 차단도 포함되지만,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수출해 미국으로 건너가는 제품에 따른 경제성장률 영향은 –0.02%로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영향은 분기별 평균 0.2% 하락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도 코스피는 3100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1% 오른 3114.95로 장을 마쳤다. 다음달 1일까지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낮출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도 이번 관세율이 지난 4월에 발표한 25%로 같고, 관세 유예가 연장된 만큼 불확실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시장은 관세 부과에도 '낙관적인 전망'이 다수"라며 "8월 1일이 되면 트럼프는 또 협상 시한을 연장할 것이고, 그러다 결국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결국 관세는 부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8월 1일까지 한국과 일본 등 주요 교역 파트너 국가와 끝판 협상을 통해 관세 협상이 타결된다면 관세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할 것"이라며 "7월을 상호관세 리스크가 확산하는 국면이 아닌 본격적인 해소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