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윤희숙 신임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다. 대선 때보다 심각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인적 쇄신 요구를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고, 특검 수사망까지 조여오면서 당은 쉽사리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특검에 대응할 기구를 꾸리자고 제안했지만, 의원들의 침묵이 이어진 것도 현재 당의 상황을 보여 준다. 안철수 혁신위원회에 이어 '윤희숙 혁신위'가 출범했지만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PK 무너졌고 TK도 위험한데 특검까지…국민의힘 대혼란
국민의힘의 최근 상황은 내우외환 그 자체다.
우선 지지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갤럽 7월 1주차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더불어민주당(46%)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TK·35%)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과 연령·성별에서 민주당에 뒤진다. 수도권과 30·40·50대 표심에서의 지지율 격차는 두 배 이상 벌어졌다.
특검 압박도 본격화했다. 윤석열 정권을 향한 특검 수사가 시작되면서 지도부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내란 특검이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의원들을 겨냥하고, 김건희 특검이 과거 선거와 공천 과정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당에 큰 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당장 이번 주에는 김선교, 윤상현 의원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특검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대응TF 설치를 제안했지만 현장에선 침묵만 흘렀다.
(관련기사: [단독]송언석 "특검TF 만듭시다"…하지만 침묵만 흘렀다)송언석 비대위원장, 권성동 전 원내대표, 정점식 사무총장 등이 특검 수사의 부당함을 역설했지만, 의원들의 호응이 없었다고 한다. 현장에 있었던 한 초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아무도 반응을 안 하니까 그것을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한 것인데, 우리는 동의한다고 한 적 없다"고 성토했다.
의총 후 박성훈 원내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참석한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기구 설치에 동의했다"고 발표했지만, 한 참석 의원은 "침묵을 동의로 해석했을 뿐"이라고 전했다.
안철수호 좌초되고 다시 띄운 윤희숙호…혁신 바람 불까
국민의힘 윤희숙 신임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른바 쌍권(권영세·권성동)을 겨냥한 인적 쇄신이 거절되며 좌초된 안철수 혁신위에 이어 전날 윤희숙 혁신위가 출범했다. 하지만 실질적 역할을 해낼 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로부터 전권을 약속받았느냐'는 질문에 "전권을 미리 받고 안 받고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 방향이어야 하고 그 정도 혁신안을 냈을 때 지도부가 수용해야 혁신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혁신의 주체는 당원"이라며 "당원들이 그 혁신의 권한을 어떻게 쓸 것인지, 그것을 쓸 수 있도록 기반을 잘 마련해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다. 특정인들에게 칼을 휘두를 권한을 우리 당원은 어떤 개인에게도 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 의원과 확실히 다른 입장이다.
하지만 실질적 전권이 없는 혁신위가 성과를 내긴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후보 교체 사태 당무감사를 포함한 5대 개혁안을 내놨지만 주류 세력의 반발에 부딪힌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은 SBS라디오에 출연해 "혁신위로는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인적 쇄신을 말할 수밖에 없을텐데, 그 청산 대상들이 똘똘 뭉쳐서 혁신위를 좌초시키거나 공격할 것"이라고 했다.
한 친한(한동훈)계 의원도 "전당대회가 불과 한 달여 정도 남았다"며 "새 당대표가 혁신위의 결과물을 수용해야 할 의무가 있겠는가"라며 '혁신위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또 다른 의원도 "국민의힘이 자체적으로 인적 청산부터 한 뒤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국민께 설명해야 힘이 실릴 것"이라며 "우리가 107명 소수정당이라 목소리가 안 들리는 게 아니라 신뢰받지 못하는 당이 됐기 때문에 국민께 목소리가 닿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당의 혁신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안철수 의원이 '혁신 전당대회'를 제안했고, 조경태 의원이 '윤석열 관저 45명 쇄신론'을 꺼내며 인적 청산을 강조한 것처럼 8월 전당대회가 '혁신 경쟁 구도'로 전개될 경우 당 위기 돌파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이번 여론조사는… |
기관 : 한국갤럽 기간 : 2025년 7월 1일 ~ 7월 3일(3일간) 대상 :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 표본추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 응답방식: 전화 조사원 인터뷰(CATI)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접촉률: 45.1%(전체 투입 유효 번호 대비 통화 연결) 응답률: 12.1%(총 통화 8300명 중 1001명 응답 완료)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