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주애 방중, 유력 후계자 입지…北 성과 있지만 한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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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보위원회 현안보고

"北 스스로 '상당한 성과 거뒀다' 자평"
"북중러 정상회담, 정책협의 플랫폼 등 없어"
"북중·북러 정상회담서 이견 있었다는 분석"
주애 방중 목적은 "세습 염두에 둔 서사 완성"
또 다른 자녀 추측엔 "유력하게 보지 않는다"
"김정은 건강 정상범위…생체정보 노출 최소화"

연합뉴스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은 최근 중국의 2차 세계대전 승전 80주년 기념 전승절 열병식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것과 관련, "북한 스스로 평가하기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일정에 동행했던 김 위원장의 딸 주애에 대해서는 "이번 방중으로 유력 후계자의 입지를 다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유력 후계자로서의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의 현안보고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 스스로 김 위원장이 다자외교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북중러 3국간 연대를 과시하는 그림을 충분히 대내외에 보여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며 자평하는 듯하다고 보고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준하는 중국 측의 파격 예우를 받으면서,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가 아닌 반미·다극화 대열에 중국·러시아와 함께 북한이 합류하고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북중·북러 정상회담에서도 드러났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과는 운명공동체'라는 발언을 하도록 이끌어냈으며 북한의 비핵화도 거론하지 않는 등 중국이 북한을 상당히 배려했다는 것이다.

파안대소하는 김정은-푸틴. 연합뉴스파안대소하는 김정은-푸틴. 연합뉴스
또한 푸틴 대통령도 북러관계를 '동맹적 성격'이라고 규정하고, 전용 차량에 김 위원장이 탑승하게 하는 등 러시아와의 친밀도를 과시했다고도 국정원은 분석했다.

다만 국정원은 이번 방중에 일정 부분 한계도 있다고 평가했다. 북중·북러 정상회담에서 이견도 있었으며, '3자 연대'를 하는 듯한 모습 자체는 보였지만 북중러 3자 정상회담이 없었는데다 이들이 뭔가를 하자는 구체적인 정책협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의 진전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북중 정상회담 보도문에서 김 위원장은 '호혜적 경제협력 심화'라는 발언을 했는데 북한은 이를 공개하지 않았고, 중국만이 이를 언급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국정원이 "북한이 북중 경협을 원한다고 하는 모습을 노출시키려 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평가했다"며 "북한이 제재 완화와 경협 확대를 요구했는데 중국 측에서 충분한 반응이 나오지 않아서 그렇게 됐을 것이라는 평가도 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은 시 주석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 평화와 안정을 수호한다는 언급을 공개했지만, 북한은 이러한 표현 대신 '자주적 정책 입장'을 상호·호상 통보했다고 보도했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핵 문제에 대해 중국이 북한과 같은 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북러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이 북한군 파병 문제와 함께 동맹 장기화 의지를 드러냈지만, 푸틴 대통령은 북러관계의 미래를 거론하지 않고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만 초점을 뒀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당초 의도한 만큼 중국·러시아에서 뭔가를 충분히 얻어내지 못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딸 주애가 방중에 동행한 점에 대해서도 "세습을 염두에 둔 하나의 서사를 완성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분석헀다. 방중 기간 주중 북한대사관에 머물면서 외부 출입을 자제했고, 귀국시에도 전용 열차에 미리 탑승해 언론 노출을 회피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방중 사실을 공개하면서 유력 후계자 입지에 필요한 혁명 서사는 충분히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주애 이외에 자녀가 있지만 장애가 있어 공개하지 않았다거나, 해외 유학을 갔다는 추측에 대해서도 "유력하게 보지 않는다"며 "특히 유학은 존재를 숨기려 해도 드러나지 않을 수 없어,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특히 국정원은 지난 2일 전체회의에서 주애의 방중 가능성에 대해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가 실제 주애가 방중에 동행한 것으로 드러난 점에 대해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해당 부분에 대해 이종석 국정원장은 "아직은 (부인) 리설주가 동행할 때가 아닌가 하고 판단했는데, 반대로 김주애가 가면서 세습에 좀 더 관점을 두지 않았느냐는 점에서 일부 판단이 정확하지 못했다"며 "정보 취득 방법이 부족했다"고 언급했다는 설명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선 "초고도비만으로 땀이 많이 흐르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쁜 숨을 내쉬는 경우가 있지만, 심박이나 혈압 등 대부분은 정상 범위"라고 보았다.

다만 방중 당시 본인과 딸 주애의 생체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 대사관에 투숙하고, 특별기를 통해 행사에 필요한 물자·폐기물을 운송하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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