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고구마를 아시나요"…식품업계, 지역 특산물 마케팅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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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웰푸드, 고구마로 상생·마케팅 강화
팝업부터 한정 메뉴까지 가을 공략 박차
지역 농가·지자체와 협업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9월 10일 서울 합정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롯데웰푸드와 전북 고창군이 협업한 '고창 꿀맛이구마' 팝업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점포 안을 둘러보고 있다. 양지훈 인턴기자9월 10일 서울 합정역 지하상가에 위치한 롯데웰푸드와 전북 고창군이 협업한 '고창 꿀맛이구마' 팝업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점포 안을 둘러보고 있다. 양지훈 인턴기자
국내 식품·프랜차이즈 업계가 고구마를 활용한 신제품과 지역 연계 마케팅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롯데웰푸드와 맥도날드 등은 고구마를 활용한 신제품을 내놓고, 주요 산지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고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고 있다.
 

"고창에서 고구마가?…팝업 덕분에 알았어요"

롯데웰푸드 제공롯데웰푸드 제공
지난 10일 오전, 서울 합정역 지하상가를 바쁘게 지나가던 송영옥(71)씨가 발걸음을 멈췄다. 오래 비어 있던 자리에 새 팝업스토어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입구에서 물건을 구경하던 그는 직원이 건넨 고구마 말랭이를 맛봤다.
 
송씨는 "생각보다 달지 않고 맛있네"라며 그 자리에서 고구마 말랭이 3개를 더 입에 넣었다. 현장 직원 A씨는 "전북 고창 특산품 고구마로 만든 말랭이에요. 들어오셔서 과자도 무료로 드셔보고 가세요"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고창군'이라는 현수막이 점포 위에 걸려 있었다.
 
이날 합정역에서 열린 롯데웰푸드의 맛있는 상생로드 2탄 '고-창 꿀맛이구마' 팝업은 단순 기업 마케팅이 아닌 행정안전부의 제안으로 성사된 지역 협업 프로젝트다.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4일 행정안전부·고창군과 '지역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고창 고구마 특화 제품 출시 및 홍보 활동에 나서기로 협의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과 심덕섭 고창군수도 직접 지역을 찾아 농산물 홍보에 힘을 실었다.
 
이날 팝업을 방문한 대부분의 시민들은 고창이 전북 최대 고구마 산지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송씨는 "평소 고구마를 즐겨 먹는데 이번 롯데웰푸드 팝업에서 고창에서 고구마가 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나중에 고구마를 첨가한 롯데 과자도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부 오모(50)씨도 "해남 고구마만 알고 있었는데, 고창도 고구마가 유명하다는 사실을 이곳에서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시식용 고구마 카스타드를 한입 먹은 오씨는 "고구마 향이 진하게 남는다"며 제품 포장지에서 고구마 함량 정보를 직접 찾아보기도 했다.
 

"맛있고 믿음도 가"…지역 특산품과 콜라보 '긍정적'

'맛있는 상생로드 2탄 고-창 꿀맛이구마' 팝업스토어에 진열된 롯데웰푸드의 고구마 활용 과자제품, 고창 특산품, 그리고 팻말. 양지훈 인턴기자 '맛있는 상생로드 2탄 고-창 꿀맛이구마' 팝업스토어에 진열된 롯데웰푸드의 고구마 활용 과자제품, 고창 특산품, 그리고 팻말. 양지훈 인턴기자
식품업체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30·40대 소비자들은 고구마를 활용한 가공제품에 친숙한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이진이(43)씨는 "집에 고구마를 사둬도 손질하기 귀찮아서 잘 안 먹게 되는데, 팝업에서는 시식 후 바로 구매할 수 있어 편했다"며 "앞으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이 더 다양하게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로 받은 고구마 과자와, 직접 구매한 고구마 말랭이 두 팩을 봉투에 담아 팝업을 나섰다.
 
제주가 고향인 직장인 조모(32)씨도 "제주 지역 특산물 흑돼지에 신뢰와 자부심이 있다"면서 "고창 고구마도 지역명을 걸고 파는 제품인 만큼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고령층 소비자들은 과자로 고구마를 먹는 것에 대해 다소 낯설어하면서도 팝업 행사 자체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홍모(70)씨는 "고구마로 만든 과자치고는 비싼 편 같지만, 요즘 고구마 자체가 워낙 비싸졌으니 이해한다"면서 "옆에 함께 진열된 복분자 같은 지역 특산물도 함께 알리는 기회가 돼 보기 좋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고객 확보' 다 잡는다

한국맥도날드 제공한국맥도날드 제공
행사를 기획한 롯데웰푸드 측은 제품 홍보를 넘어 지역과의 '상생'을 이번 행사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이날 팝업 운영을 담당한 롯데웰푸드 초코마케팅팀 서나정 대리는 "특정 연령이나 계층에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연령층에게 고구마 활용 제품과 지역 특산물의 가치를 동시에 알리고자 했다"며 "앞으로도 지역 소멸 위기에 놓인 지자체들과 꾸준히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식품업계와의 협업을 지역 홍보의 기회로 삼고 있었다.
 
고창군청 수출마케팅팀 김현우 주무관은 "고창은 지역 특산물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역사 광고 등을 추진 중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식품업체들과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기업 맥도날드도 지난 7월 10일부터 한 달간 전북 익산 고구마를 활용해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버거'와 '익산 고구마 모짜렐라 머핀'을 전국 매장에서 한정 판매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역 농산물을 재료로 활용해 농가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한국의 맛' 프로젝트 5번째 제품이었다.
 
맥도날드는 지난 2021년부터 창녕 마늘, 보성 녹돈, 진도 대파, 진주 햄 등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최근까지 지역 특산물과의 협업을 이어왔다. 올해 고구마 메뉴는 출시 9일 만에 누적 100만 개가 팔렸고, 한 달 만에 240만 개를 돌파했다.
 
특히 익산 고구마는 이번 협업을 통해 한국의 맛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인 총 200톤가량이 수매됐다. 실제로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약 617억 원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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