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경기 파주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처음 검출됨에 따라 질병관리청이 인체감염 예방을 위한 감시체계를 강화했다. 2025~2026절기 들어 국내 가금농장에서 H5N1형 AI 항원이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3일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살처분이 진행된 파주 가금농장에 지자체와 함께 현장대응요원을 긴급 파견했다고 15일 밝혔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AI 인체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국외에서는 포유류와 사람에서의 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조치가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파견된 현장대응요원은 농장 종사자와 살처분 참여자에 대한 개인보호구 착용 여부를 점검하고, 유증상자 발생 여부에 대한 역학조사도 병행했다. AI 바이러스의 최대 잠복기인 10일 내에 발열, 기침, 근육통, 결막염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건소에 신고하도록 안내했다.

최근 해외에서는 호흡기 증상 없이 안구 불편감만으로 확진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어 보다 면밀한 증상 감시가 필요하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질병청은 AI 인체감염 대응을 위해 기존 특별방역기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던 'AI 인체감염증 대책반'을 올해부터 상시 운영체계로 전환했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유관부처 및 지자체와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의심환자 발생 시 신속한 진단과 항바이러스제 처방, 격리조치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I 인체감염증은 조류에서 유래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돼 발생하는 급성호흡기감염병으로, 최근 H5N1형의 경우 치명률이 52%를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로 감염된 조류와의 접촉이나 오염된 사물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드물게 사람 간 전파 사례도 의심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AI 인체감염 예방 백신이 없어 개인위생 수칙과 방역 수칙을 지키는 것이 유일한 예방법이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야생조류나 고양이 사체 접촉 금지 등이 기본 수칙으로 제시됐다.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 또는 관할 보건소에 즉시 신고해야 한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조류인플루엔자 발생농가 현장작업자 등 고위험군의 인체감염 예방 및 관리를 위해 유관부처 및 지자체와 함께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