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이스라엘 내각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한 1단계 휴전안을 승인했다. 이번 합의로 이스라엘군의 부분 철수와 인질 및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0일(현지시간) 새벽 성명을 통해 "내각이 생존자와 사망자를 포함한 모든 인질의 석방을 위한 합의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CNN에 "내각 승인 직후 휴전이 즉시 발효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24시간 안에 가자지구의 정해진 구역에서 철수를 시작하며, 철군은 늦어도 11일 새벽까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철군선의 구체적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 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선과 대체로 일치하며, 이스라엘 요청에 따라 일부 조정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이로써 이스라엘군은 1단계 철군 이후에도 가자지구 영토의 약 53%를 계속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합뉴스합의안에는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의 양방향 재개통도 포함됐다. 검문소 운영은 당분간 이집트와 유럽연합(EU) 연합군이 맡는다.
또한 내각 승인 후 24시간 동안 반대 청원을 접수하는 절차가 진행되며, 이의 제기 기간이 끝나면 하마스는 72시간 이내에 인질을 석방해야 한다.
이스라엘군의 철군이 합의대로 마무리되면 하마스는 생존 인질을 우선 인도하고, 사망자의 시신은 이후 단계적으로 인계한다.
현재 가자지구에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당시 납치된 47명과 그 이전에 억류된 1명 등 총 48명이 인질로 남아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 중 26명이 사망했으며, 2명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생존 인질 대부분은 20~30대 남성으로, 노바 음악축제에서 납치된 11명, 키부츠에서 납치된 8명, 군인 3명이 포함된다.
생존 인질은 적십자사에 인계된 뒤 접경 지역 군 기지로 이송돼 1차 건강 검진과 가족 상봉 절차를 거친다. 시신으로 확인된 인질은 군 랍비가 주관하는 간단한 예식을 치른 뒤 법의학 연구소로 옮겨진다.
하마스는 일부 시신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중재국 측에 통보했으며, 이에 따라 이스라엘·미국·이집트·카타르·터키가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실종 인질의 행방을 추적하기로 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석방이 11일 새벽부터 시작돼 14일 새벽까지 완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각료회의에서 "인질 송환은 복잡한 과정이지만 월요일(13일)이나 화요일(14일)에는 그들을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질 송환이 마무리된 뒤에는 팔레스타인 수감자 석방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석방 대상은 종신형을 포함한 장기수 250명과 전쟁 중 체포된 가자 주민 1700명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석방자 명단을 확정하지 않았으며, 이들은 가자지구로 송환되거나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로 망명하게 될 전망이다. 살인 등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수감자는 가자지구로로 석방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