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계열 직원 "생일초 빠트리면 시말서, 아침조회 촬영해 매일 보고"[오목조목]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0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지금 이 순간 뜨거운 소식을, 오목교 기자들이 오목조목 짚어 봅니다.

직원 과로사 의혹 제기된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 대해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운영사인 LBM 계열사 전체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계열사에서 근무했던 전 직원 A씨가 런베뮤의 부당한 노동환경이 계열사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고 폭로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아침조회를 '영상'으로 촬영해야 했으며 생일초를 빠트렸다는 이유로 시말서를 작성하기도 했고 연장근로를 인정받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직원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강지윤 기자직원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 강지윤 기자
"아침조회는 '영상'으로 촬영해 아침보고방에 올려야 했습니다. 전달사항을 오픈인원들에게 전달하고 오늘 하루도 힘내보자는 식의 영상입니다. 보고방에 올리면 이사가 인상깊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을 피드백하기도 했습니다."

직원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에 대해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운영사 LBM 계열사 전체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계열사에 근무한 전 직원 A씨가 5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런베뮤의 부당한 노동환경이 계열사에서도 그대로 반복했다고 폭로하며 이같이 말했다.

A씨에 따르면 LMB 계열사에서도 부당한 시말서 요구, 수당 없는 잦은 연장근로, 쪼개기 계약 등이 이뤄졌다. 그는 "사소한 이유로 시말서를 작성했다"며 "생일 초 누락으로 시말서를 3~4번 정도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님이 CS팀으로 연락을 하면 해당 시간대 CCTV 확인 후 캡처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올리면 지점의 직급자가 확인하는 시스템"이라며 "3~4개월 동안 시말서 5회 이상 작성하면 징계위원회가 열리는데, 경중에 따라 3개월 감봉, 상여금 제외 등의 페널티를 받는다"고 덧붙다.

연장근로를 인정하지 않는 일도 허다했다. A씨는 "마감 시간이 턱없이 짧아 20~30분씩 자주 연장근무를 했지만, 수당을 지급받은 것은 10~15%정도"라며 "특히, 위생점검 조치로 인한 연장은 본사 측에서 '매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벌'이라며 신청이 안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LMB는 '근태 관리 시스템 앱(원티드 스페이스)'을 통해 연장근무를 관리하는데, 미리 담당자에게 보고 후 허락을 받고 신청하는 구조다.


A씨 제공A씨 제공
과로사 사건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고정OT(over time) 계약도 똑같이 이뤄지고 있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계약서를 살펴보면, A씨는 해당 지점과 포괄임금제의 변형인 고정 OT 계약을 맺고 일했다. 이는 일정 시간의 연장·야간·휴일수당을 미리 고정급에 포함하고, 가산수당은 그 이상의 추가 노동이 발생했을 때만 주는 방식이다. 근로계약서상 A씨는 월 연장근로 55시간, 야간근로 12시간, 휴일근로 33시간을 가산수당 없이 해야 한다.

'쪼개기 계약'도 이뤄졌다. A씨는 "홀 신입의 경우 수습기간 3개월동안 1개월, 2개월 단위로 계약하며, 이후에는 5~6개월 단위로계약했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제에 따르면 LBM의 비정규직(기간제) 비율이 무려 96.8%에 달한다. 직장갑질119 장종수 온라인노조 사무처장은 "이같은 계약 방식은 '계약 연장'을 빌미로 노동자들을 옥죄는 수단이 되었을 수 있다"며 "2년 이상 고용 시 발생하는 정규직 전환 의무 등을 회피하기 위함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계약서에는 '결근, 지각, 조퇴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그 시간에 비례하여 지급할 임금액을 삭감하여 지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장종수 사무처장은 "근로기준법에 '전액지급 원칙'이 있다. 원칙적으로는 임금을 전액을 지불하고, 별도 징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인천 지역 매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앞이 제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황진환 기자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인천 지역 매장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과로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런던베이글뮤지엄 안국점 앞이 제품을 구매하려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황진환 기자
A씨는 휴무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발주방, 브랜드방, CCTV방 등 업무 단톡방이 20개 가량이 있었고, 직급자가 확인하지 않으면 전화가 온다"며 "체계 없이 회사가 커져 관리 방법이 단톡방뿐이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월말보고서, 초안 계획서, 중간보고서 등 월 14건의 보고서를 제출해야 했으며, 이와 별도로 주 4건, 일 6건의 보고서와 내역을 제출해야 했다. A씨는 "직급자가 많고 팀이 나누어져있다면 괜찮을 수도 있겠지만, 인원이 적은 계열사 지점들은 벅찼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편, 지난 7월 런베뮤에서 일하던 20대 직원이 숨진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숨진 직원은 일주일에 58시간에서 80시간을 일하는 등 과로가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망 직원 유족은 사측과 합의해 산업재해 신청을 취하하기로 했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