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베뮤' 일부 매장, 입사자보다 퇴사자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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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런베뮤 4개 지점, 퇴자사가 입사자 보다 많아
안국 본점도 퇴사자와 입사자 비슷…대다수 계약기간 못 채워
민주당 이용우 의원 "노동환경이 그만큼 가혹했다는 증거"
산재 신청 사유에 "인원 충원 없이 작업해 늑골 무리"
런베뮤 측 "식품업의 특성상 입사·퇴사 잦기 때문" 해명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최근 20대 청년의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 10개 사업장 중 4곳은 퇴사자 수가 입사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지점들도 퇴사자 수가 입사자 수의 90% 수준이다.

특히 퇴사자들의 대다수가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거나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런베뮤 측은 진입 문턱이 낮아 잦은 입사와 퇴사가 이뤄지는 업계의 특성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지적되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런던베이글뮤지엄 고용보험' 자료를 보면, 2025년 1~9월 런던베이글뮤지엄 여의도·수원·제주·잠실 지점의 고용보험 상실자 수는 취득자 수보다 많다. 즉, 입사자보다 퇴사자가 더 많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보면, 이 기간 여의도점의 고용보험 취득자는 62명, 상실자는 77명이다. 수원점은 취득자 52명에 상실자 59명, 제주점은 취득자 36명에 상실자 39명이다. 잠실점은 취득자 93명, 상실자 94명으로 집계됐다.

다른 지점들의 고용보험 상실자 수 역시 취득자 수에 가까운 수준이다. 안국 본점의 2025년 1~9월 고용보험 취득자 수는 90명, 상실자 수는 85명이다. 퇴사자 숫자가 같은 기간 입사자 수의 94%에 달하는 것이다. 도산점의 고용보험 취득자는 73명에 상실자 69명, 성수점은 취득자 11명에 상실자 10명, 성남(공장)점 취득자는 22명에 상실자 13명이다.

또 퇴사자 95%는 계약기간이 끝나기 전 자발적으로 퇴사하거나 추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사자 455명 중 433명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일을 그만뒀다. 반면 '계약기간 만료'로 떠난 사람은 20명에 불과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기간별로 퇴사자가 입사자보다 많다는 것은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노동환경이 그만큼 가혹했다는 증거"라며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했는지, 연장이나 야간근로수당은 제대로 지급됐는지, 그밖에 인권 침해적 요소는 없었는지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늑골에 무리 오고 통증"

런베뮤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재 원인으로는 '인력 부족', '안전 점검 부족', '업무 피로' 등이 지적됐다.

이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런던베이글뮤지엄 사업장 산재 63건에 대한 상세 현황'을 보면, 2023년 4월 입사한 33세 여성은 지난해 6월 "반죽 작업 시 3명의 인원이 일하는 것이 원칙이나 조퇴한 인원이 발생했고 인원 충원 없이 2명이 모든 작업량을 수행해야 했다"며 "이후 늑골에 무리가 오고 통증이 생겨 근무하기 힘들어졌다"고 원인을 적었다.

2023년 10월에 입사한 29세 남성은 "2024년 9월 자차를 이용하여 퇴근 중 업무 피로 누적으로 인한 졸음운전 사고가 발생했다. 단독 사고이며 옆 화단을 들이받고 정차"라며 재해 원인을 제출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2월 입사한 23세 여성은 같은 해 10월 선반을 청소하던 중 날카로운 곳에 손이 베였던 점을 언급하며 '작업 환경의 안전 점검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던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 숙소에서 사망한 20대 직원이 '과로사'했다고 주장하던 유족 측은 지난 3일 "회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로 오해를 해소했다"며 산재 신청을 취하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전 지점과 엘비엠 계열사 18개 사업장으로 근로감독을 확대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폭로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근무했다는 A씨는 지난달 29일 SNS에 "직원 실수를 잡기 위해 모든 지점에 CCTV가 설치돼 있었고, 영상으로 누가 잘못했는지 확인해 시말서를 쓰게 했다"며 "화질이 좋아 얼굴이 다 식별될 정도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관계자는 "식품업의 특성상 퇴사자의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취업의 문턱이 낮기 때문에 퇴직의 문턱도 낮다"며 "다른 자세한 사항은 조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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