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는 이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 공방을 이어가다 정회됐다. 윤창원 기자강남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시작부터 파행 위기를 맞았다.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니 청문회를 미루자는 야당 제안을, 여당에선 일단 청문회를 개최한 뒤 자료를 받자고 맞서면서다. 양측이 타협 없이 대치하면서 법정 시한이 끝나가고 있다.
일각에선 여당이 단독으로 개최할 수 있다거나, 대통령이 청문 절차 없이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與 "청문회 열고 따져보자" vs 野 "검증 불가 수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19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임이자 재경위원장이 양당 간사 간 협의 불발을 이유로 안건 상정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청문회 개최는 야당도 합의했던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위원장이 먼저 합의를 뒤집고 보이콧을 선언하고 국민의힘이 청문회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청문회 개회를 두고 여야 공방 끝에 회의가 정회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반면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의 부실한 자료 제출로 여러 의혹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합의 당시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을 시 청문회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는 점을 내세워, 청문회 불발 책임은 여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오늘 청문회 처음부터 전제가 무너졌다. 제출된 답변은 전체의 15%에 불과했다"며 "청년들 분노를 유발하는 불법 증여, 아파트 청약, 부모 찬스 등에 대해 후보자 측이 제출한 자료는 검증이 불가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추가로 자료 제출을 해야 하고, 이를 검토할 시간 등을 고려해 최소 하루 뒤인 20일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전 끝에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안건을 상정하지 못한 채 정회했다.
법상 마감기한 임박…與, 단독 청문회 열까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이날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는 이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여야 공방을 이어가다 정회됐다. 윤창원 기자인사청문회 파행이 장기화되면 그 부담은 일차적으로는 여당이, 최종적으로는 대통령에게로 돌아간다. 관련법상 국회에서 청문회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임명동의안을 제출받은 날(2일)로부터 20일 이내 청문 절차를 마치고 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야 하므로, 마감 기한은 21일까지다. 소관 상임위에 회부된 날(5일)로부터는 15일 이내 청문회를 끝내야 하는데, 그 기한이 이날까지다.
다만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를 기한 내에 마치지 못해서 국회가 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할 경우엔 대통령이 추가로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다. 해당 기간 안에 여야가 합의할 경우 청문회를 열 수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은 아직 시간이 충분히 있으니 그 기간 안에 이 후보자가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고 청문회 일정을 잡으면 된다는 반면, 여당은 1차 기한 안에 청문회를 일단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법정 기한으로는 인사청문회 개최는 19일까지고 보고서 채택은 21일까지"라며 "여야 합의로 법정 기한을 넘겨서 청문회를 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뒤로 미룰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야당이 계속 보이콧 할 경우 여당 단독 청문회 개최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이자 위원장이 회의 진행을 거부하더라도 다수당 간사가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는 국회법상 조항을 적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청문회 출석을 위해 대기중이던 이 후보자는 "청문회가 열려서 국민들 앞에 소상히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야당의 자료 제출 부실 지적에 대해선 "저희가 확보할 수 있는 건 다 제출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