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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주차구역 = 외제차 주차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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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주차증 위조해 불법주차, 과태료 개의치 않아

해운대구 모 백화점 장애인 주차구역에 외제 승용차가 불법주차 되어 있다. (부산CBS /박중석 기자)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아파트 등 주차장 등에 마련되어 있는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고급 외제 승용차의 불법주차가 만연하고 있어 시민의식 개선이 요구된다.

지난달 말 부산 해운대구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 점심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다.

백화점 내부 출입구 쪽에 마련된 장애인전용주차구역도 상황은 마찬가지. 하지만, 정작 차지하고 있어야 할 장애인 차량 대신 하나 같이 고급 외제차들이 들어선 이상한 상황이 목격됐다.

장애인 소유 차량임을 알리는 주차증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장애인주차증을 위조해 내건 경우도 있다.

해운대구 장애인주차단속팀 한 단속반원은 "가족이나 친구의 장애인주차증을 빌려서 차량에 올려놓거나 아예 주차증을 위조해 사용하는 운전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불법 주차차량 대부분은 차주의 연락처를 남겨두지 않아 과태료 부과 스티커를 붙여두는 것 외에 당장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인근에 있는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으로 주차했다 단속된 한 차주는 갖은 핑계를 대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를 한 시민은 "마트에서 간단한 물건을 사려고 잠깐 주차를 했다"며 "몇 분 걸릴 것 같지 않아서 불법주차를 했는데, 한 번만 봐달라"고 하소연했다.

부산의 부촌으로 이름난 해운대 마린시티 내 고급아파트 주차장은 아예 장애인 주차구역이
외제차 전용 공간으로 전락했다.

일반 주차구역보다 넓은 공간에다 엘리베이터와 가깝다는 이유로 불법 주차를 하는 것이다.

해운대 모 고급아파트 지하주차장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외제차량들이줄지어 있다. (부산CBS/박중석 기자)

 

일반 불법주차 과태료보다 두 배 이상 비싼 10만 원의 과태료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해운대구 장애인협회 천손녕 팀장은 "장애인 주차 구역을 마치 자신의 전용주차구역인 양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단속을 당해도 10만 원을 주차비 정도로 생각하며 또다시 불법 주차를 한다"고 말했다.

천 팀장은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주차를 하는 차량의 상당수가 외제 승용차인데, 과태료에 앞서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 장애인 운전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각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운대구가 관내 장애인단체와 연계해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위반차량을 단속한 결과 올 상반기에만 230여 건이 단속됐다. 이 중 상당수는 외제차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운전자들의 비양심이 장애인을 위한 최소한의 공간마저 염치없이 빼앗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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