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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짜증2종 세트" 더위+소음, 사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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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찜통더위에 생활소음까지, 시민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어져

자료사진

 

최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밤 더위를 피해 야간에 활동하는 '올빼미족'이 크게 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만든 생활소음으로 이중고를 겪는 시민들도 많다는 점인데 시민들의 잠 못 이루는 속사정을 들어 봤다.

부산 A구에 사는 이태우(42)씨는 최근 일주일 동안 밤마다 신경이 곤두서 잠을 이룰 수 없다.

인근 골프연습장에서 공을 '딱, 딱' 치는 소리가 자정 넘어서까지 들리기 때문.

가뜩이나 더워서 짜증스러운데 그렇다고 창문을 닫을 수도 없고, 아이들까지 잠 못 이루는 나날이 이어져 피로가 쌓여만 간다.

이씨는 "전기료가 부담스러워서 밤새 에어컨을 틀 수 없어 창문을 열고 자고 있는데, 잠이 들려고 하면 '딱', 또 잠을 청하면 '딱'하고 공치는 소리에 놀라 깬다. 아파트 주민회의를 통해 구청에 민원을 넣어도 이렇다 할 개선이 안 되고 있어 계속 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부산 B구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사는 윤철우(32)씨는 때아닌 '쿵쿵'거리는 강한 비트의 음악에 시달리고 있다.

건물 2층에 위치한 피트니스 센터가 '몸짱 프로젝트'라는 프로모션을 시작하면서 더위를 피해 새벽 늦도록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윤씨는 "방음시설이 있다고 하지만, 큰 비트의 미세한 진동 때문에 좀처럼 잠을 청하기 힘들다. 자다가도 화들짝 놀라서 깬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해운대 마린시티와 민락 수변공원도 밤을 잊은 올빼미족들의 소음에다, 취객들의 시끄러운 노랫소리, 굉음을 내는 오토바이 행렬, 각종 유흥주점을 홍보하는 이벤트 차량의 소음이 뒤섞여 몸살을 앓고 있다.

참다못한 입주민들은 경찰에 수차례 신고를 하고 있지만 출동한 당시만 조용해질 뿐 순식간에 되살아나는 소음에 더위 못지않은 스트레스를 꾹꾹 눌러담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 여름 들어 해운대구청에 접수된 생활 소음 관련 민원은 50여 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같은 생활 소음은 소음, 진동 관리법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이웃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명목으로 구청 측이 적극적으로 단속할 수 없는 상황이다.

피할 길 없는 야간 찜통더위에 잠을 앗아가는 각종 생활 소음까지...

속수무책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시민들은 그저 하루빨리 무더위가 꺾이길 바라며 오늘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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