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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전투기, 단독 후보 진행 vs 사업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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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국가재정상 그대로 진행해야 ↔ F-15 성능에 문제, F-35로 재검토 해야

 

차기전투기 세 후보기종 가운데 F-35에 이어 유로파이터도 총사업비 초과로 인해 '부적격' 요인이 발생했다. 방위사업청은 유일하게 사업비 내로 가격을 써낸 F-15SE '사일런트 이글' 한 개 기종이 있으므로 최종 기종 선정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격 비중은 총 100점에서 15%다. 방위사업청은 가격, 성능, 군운용적합성, 경제적·기술적 편익성 등 4개 분야의 종합점수를 낸 뒤 순위를 매겨 '적격' 여부를 판단해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보고하면 방추위에서 최종 기종을 선정하게 된다. F-35와 유로파이터는 종합 순위에서 1,2위를 하더라도 총사업비를 초과했기 때문에 최종 기종으로 선정될 수 없다. 따라서 총사업비 이내에 들어와 '적격 기종'인 F-15SE가 최종 기종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그러나 F-15SE 성능의 신뢰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F-15SE는 1970년대에 개발된 구형 전투기를 기본 모델로 하고 있는데다, 아직 실물이 만들어진 적이 없고 스텔스 성능이 취약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방추위에서 F-15SE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최종기종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지만, 사업 재검토가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업 재검토를 주장하는 측은 북핵과 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상황을 고려할 때 스텔스 성능이 우수한 F-35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바탕에는 3차 차기전투기 사업이 애초 공군에서 스텔스 기능이 우수한 F-35를 요구했음에도 사업 진행과정에서 '총사업비 이내 가격'이 필수요건이 되다 보니, 본래 사업 목적인 성능이 무시됐다는 정서가 깔려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우선 그동안의 사업 진행과정이 법과 규정에 의해 공정하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싼 가격에 차기전투기를 사기 위해 경쟁입찰로 진행했고, 다른 기종을 경쟁입찰에 끌어들이기 위해 공군이 요구한 '스텔스 기능'을 '작전요구성능'에서 제외시켰다.

또 F-15SE의 성능평가를 문제삼고 있지만, 세 기종 모두 기종별 성능평가를 통과했다.

사업비 이내 업체만 '적격'을 부여한 것에 대해 성능을 고려하지 않은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국가재정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반론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35 구매를 위해 사업 재검토를 한다면 어떤 부작용이 따를까.

우선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고 큰 무리없이 진행된 사업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 된다. 방위사업청은 이 사업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기 위해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부사장이 지난해 2월 미국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F-35 개발에 자금을 대지 않았음에도 구매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가 우리 방위사업청으로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받고 록히드마틴의 한국 대행사가 방사청을 방문해 "그 기사는 오보"라고 사과했다.

방사청은 록히드마틴 부사장의 발언이 서류심사와 현지 시험평가 등 공정한 절차를 통해 기종을 선정한다는 방침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판단하고 해명을 요구했던 것이다.

또, 사업 재검토 수순을 밟게 된다면 단독후보 기종인 F-15SE로부터 당장 공정성 시비가 일 수 있다.

F-35라는 특정 기종에 의해 국가정책이 휘둘린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F-35가 FMS(미국정부 보증 대외판매)방식이기 때문에 총사업비 내에 가격을 낼 수 없었다고 한다면 그건 미국 정부의 사정이고, 한국은 국가계약법에 의해 예산증액을 할 수 없는 주권국가로서의 권한이 있는 것이다.

이밖에 사업 재검토를 통해 F-35구매를 추진한다면 당연히 사업비는 증액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복지예산 확보가 시급한 현 정부에도 부담이다.

F-15SE가 단독 후보기종으로 결정된데 대해 공군의 분위기는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공군의 한 현역 관계자는 "세 기종 모두 절차적으로 성능평가를 통과했기 때문에, F-15SE에 결정적 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그대로 가야 한다"며 "노후 기종 발생에 따른 전력공백을 메우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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