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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끝장보자' 공권력 엄호받은 송전탑 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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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0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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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주민들 "우리 죽는 꼴 보려거든…결사항전"

 

주민과의 갈등으로 5년여 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경남 밀양지역 765kV 송전탑 공사를 2일 오전 재개한 한전이 정부가 이번에는 '끝장'을 볼 태세다.

내년에 올해 여름 같은 전력대란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더는 공사를 지체할 수 없다는 조환익 사장의 호소문에서 그런 '의지'가 보인다.

한전은 공사 재개에 앞서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했고, 2천명이 넘는 경찰의 엄호 속에 중단 126일 만에 공사 강행에 들어갔다.

반대 주민들의 저항이 여전히 거세지만 경찰의 도움을 받아 한전은 전날 공언한 대로 오전 일찍부터 공사를 재개하는 데 성공했다.

한전은 오전 6시20분께부터 단장면 바드리마을의 84번과 89번 송전탑, 부북면 위양리 126번 송전탑 등 5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다.

대규모 경찰력을 현장과 주변에 배치한 데 이어 공안당국은 폭력행위 적극 가담자에 대해서는 구속수사 원칙까지 세워 한전의 공사 재개를 뒷받침하는 분위기다.

밀양 송전탑 공사는 2008년 8월 첫 공사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11차례나 주민 반대, 국회 중재 등의 이유로 중단과 재개를 되풀이했다.

이 기간 국책사업이라는 밀양 송전탑 공사는 전혀 진척이 없었다.

사태를 계속 방치하면 '내년 전력난 우려를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을 내세운 정부도 이번에는 더는 밀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방경찰청은 한전의 공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다른 지방경찰청의 인력 지원을 받아 5곳의 현장에 3~5개 중대(1개 중대 80여명)씩, 모두 20여 개 중대 2천여 명을 투입했다.

'방호벽' 역할을 맡은 한전 인력까지 합치면 반대 측 주민을 인원수에서 크게 압도하고 있다.

경찰은 공사 시작 하루 전인 1일 오후부터 경찰력을 밀양에 집결한 뒤 2일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공사현장에 경찰력을 투입, 주민들의 기선을 제압했다.

반대 측 주민 상당수가 여성이고 고령자인 점을 고려해 여경들을 앞세웠다.

대규모 경찰력이 주민들과 대치, 철수를 되풀이하며 시간을 끄는 사이 사이 한전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공사현장에 미리 배치한 인력, 장비를 활용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규모 공권력 투입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공무집행하러 오니 좀 비켜주세요"라는 경찰 간부의 요청에 주민들은 "이 껌껌한데 뭐하러 왔나", "우리 죽는 꼴 보려거든 올라가라", "경찰관이라면 한전 편들지 말고 우리 좀 지켜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주민은 "(재개발 용역) 철거도 밤에는 안 한다. 위험해서"라며 새벽녘 경찰 진입을 비판했다.

주민들은 불상사가 생길 우려가 크다며 공권력 투입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이 60~80대 고령인 주민들은 기어코 생존권을 위협하는 송전탑 건설을 막아내겠다며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묶고 '무덤'까지 파놓고 결사항전한다는 결의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공사를 강행하고 저지하는 과정에서 자칫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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