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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년 이상 메르켈 獨총리 전화 도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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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0-2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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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당수일 때도 표적…슈피겔 "올해까지도 전화 엿들어"

 

미국 첩보 당국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장기 도청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지어 미 당국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베를린을 찾은 올해 6월 직전까지 메르켈 총리의 전화를 엿들은 정황도 드러났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 번호가 미 국가보안국(NSA)의 도청 표적 명단에 'GE 메르켈 총리'로 표시됐다고 미 기밀문서를 토대로 전했다. GE는 독일을 의미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과거 표기방식이다.

메르켈 총리는 야권 정치인 시절인 2002년부터 10년 이상 NSA의 감청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녀는 2000년 독일기독교민주동맹(CDU·기민당)의 첫 여성 당수로 주목을 받았고 2005년 총리로 선출됐다.

또 올해 6월 18∼19일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최초로 베를린을 국빈 방문하기 수주 전까지도 메르켈 총리는 NSA 감청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었다고 슈피겔은 보도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메르켈 총리에게 "현재 전화를 엿듣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미 백악관은 과거의 도청 여부에 대해서는 답을 피해 의혹을 남겼다.

슈피겔은 미 전 방산업체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제공한 미 첩보 당국의 기밀 파일을 토대로 메르켈 총리에 대한 도청 의혹을 보도했다.

독일은 다음 주 자국의 첩보업무 최고위자 등을 미국에 보내 이번 사태에 대한 해명을 요구할 예정이다.

슈피겔은 또 NSA가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에 '합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스파이 지부를 차리고 첨단장비들을 써서 독일 정부를 감청했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이어 2010년 비밀서류를 인용해 NSA와 미 중앙정보부(CIA)가 세계 80여개 지역에서도 비슷한 도청 시설을 무단으로 운영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파리, 마드리드, 로마, 프라하, 제네바,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주요 도시 19곳이 포함됐다.

한편 26일 미국의 수도 워싱턴 중심가에서는 시위대 수천명이 의회 건물로 행진을 벌이며 미 당국의 도·감청 정책에 항의했다.

행진에는 시민·정치 단체 100여곳이 참여해 감청 작전에 대한 투명성과 사생활 보호를 요구했다. 이들은 57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청원서를 의회에 전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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