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의심농장서 병아리 17만마리 분양…전국확산 우려

전북·충남·충북·경기 등 4개도 24개 농장에 분양…금일 긴급 시도지사회의

AI 의심축 발생농장 현황.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전북 고창의 한 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해당 오리농장에서 AI 잠복기간 동안 오리 병아리 17만 마리가 전국 4개 도의 농장으로 분양된 사실이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방역당국은 AI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해당 농장에 대한 긴급 살처분을 실시하는 한편, 17일 오후 전국 시도지사회의를 소집하는 등 선제적 대응 조치에 나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북 고창의 종오리 농장에서 AI의심 증상이 발생한 것은 지난 16일이며 검역본부에서 1차 검사한 결과, 고병원성인 H5N1형으로 밝혀졌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가 진행 중이며 이날 오후 중으로 고병원성 여부가 판정될 예정이다.

또 신고 농장에서 AI 잠복기인 21일 이내에 오리 병아리 17만3천 마리가 전북과 충남, 충북, 경기 등 4개 도 24개 농가로 분양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충북지역 농가 등에 병아리를 분양하는 과정에서 운반차량이 충북 진천 소재 도계장을 출입한 사실도 확인됐다.

고병원성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AI가 판명된 오리농장에 대해서는 긴급 살처분을 실시 중이며, 나머지 의심가축이 이동한 24개 분양 농장에 대해서도 초동대응팀을 파견하고, 이동제한과 소독조치를 완료했다.

방역당국은 분양 동장에도 의심징후가 발생되면 예방적 살처분을 한다는 계획이다. 또 차량이 들른 도계장도 폐쇄하고, 출입차량에 대한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농식품부 이동필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 시도지사 회의를 열고, 적극적인 AI 방역노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국의 가금류 축산농가는 방역과 소독을 철저히 하고, AI감염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농식품부나 지자체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국민들도 AI 발생지역이나 가금 사육농장 방문을 삼가고, 철새도래지에서도 철새의 분변이 신발에 묻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농식품부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농장의 가금류는 이동이 엄격히 통제된 상태에서 살처분 되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지 않으며, 만에 하나 유통되더라도 75℃로 5분간 열처리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되므로 끓여먹으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AI발병에 대해 지나친 불안을 갖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3년 12월부터 2004년 3월까지 102일 동안 10개 시군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을 시작으로 2011년 5월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고병원성 AI가 나타났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사람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