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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이 신의 직장? '빚더미 공기업 3천억 복지' 기사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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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4대 복지비 지출 1위 기업 석탄공사 복지실태 확인해보니...



◈ 공기업 과잉복지 기사 또다시 사실 왜곡

9일과 10일 아침 국내 언론에 ‘빚더미 공기업 사원복지 3000억원 펑펑’과 유사한 제목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4개 일간지와 3개 TV방송, 6개 경제지에 ‘부채가 많은 12개 공공기관들이 자녀 학자금과 경조금 등으로 최근 5년간 3천억 원이 넘는 사원 복지비를 지출했다’는 동일한 내용이 보도됐다.

특히 12개 빚더미 공기업 가운데 석탄공사의 경우 학자금으로 5년간 204억원을 무상 지급했다고 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석탄공사는 4대 복지비용으로 1인당 5년간 1244만원, 1년에 240만원씩을 썼다며 복지 1위 기업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12개 공기업의 과잉 복지를 다룬 10일자 중앙일간지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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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출처는 기재부가 운영하는 알리오(공공기관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대학 학자금 지급 대상이 ‘석탄광업소에 3년이상 근무한 직원’으로 한정돼 있었다.

대학 학자금은 이 회사의 4대 복지비 210억 가운데 96%(202억원)를 차지하는 절대적인 복지 비용이다.

그래서 문제의 대학 학자금을 받아간 직원들이 누군지 석탄공사에 직접 전화해봤다.

이 회사 유승철 홍보실장은 “석탄광업소 직원은 탄광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라고 답했다.

그는 학자금으로 지원한 금액도 석탄공사 예산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기사에 나온 금액은 모두 맞지만 학자금은 저희 공사 자체 예산과는 상관없고, 과거 석탄 장학금을 흡수 관리하고 있는 한국광해공단이 지급한 돈”이라면서 “석탄공사의 예산, 결산에 반영된 돈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사자인 광부들의 음성에선 노여움이 묻어났다.

장성 탄광에서 일하는 김동욱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작업장을 한번 다녀가면 이해가 가장 빠를 것이다”고 운을 뗐다.

그는 “석탄공사만 따져도 지금까지 순직한 사람이 2천명이 넘고 광산 전체로 따지면 5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석탄 산업을 다른 산업과 비교하면 맞지 않다”며 “과거 다른 공기업들이 대학생 학자금 지원을 폐지했을 때도 석탄공사는 양해해 줬다”고 말했다.

자신은 목숨을 필요로 하는 직장에서 일하지만 자녀들 만큼은 대학 교육을 시키겠다는 광부들의 희망이 자녀 학자금에 베어있다는 설명이다.

기사내용대로 석탄공사가 1인당 복지비 지출 1위 기업이 되려면 다른 복지도 많아야 하는데, 이 회사의 사내 복지는 학자금과 건강검진이 사실상 전부다.

◈ 숫자 앞세운 공기업 과잉복지비 뜯어보면 과장된 경우 많아

그런가하면 지난 1월에는 어느 신문이 LH가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활용해 2012년 대학생 학자금으로 직원 1553명에게 41억3097만원을 무상 지원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그 동안 쓰지 못한 3년치 복지포인트를 모든 직원에게 한꺼번에 지급할 때 쓴 돈일 뿐 대학생 자녀를 둔 부모에게만 지급한 무상 학자금이 아니다.

대부분의 공기업은 이명박 정부시절 공기업 선진화 정책에 따라 자녀 대학생학자금 무상지원이 금지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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