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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韓 쇼트트랙, 태극 낭자들이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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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18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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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심석희가 18일(한국 시각)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 마지막 바퀴에서 혼신의 역주로 중국을 제치고 역전하자 박승희, 조해리(왼쪽부터 푸른 옷) 등 언니들이 손을 번쩍 들어 응원하고 있다.(소치=대한체육회)

 

위기에 빠진 한국 쇼트트랙을 태극 낭자들이 구했다.

심석희(17, 세화여고), 박승희(22, 화성시청), 김아랑(19, 전주제일고), 조해리(28, 고양시청) 등 여자 대표팀은 18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서 숙적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가장 안쪽인 1번 코스에서 조해리가 먼저 달린 대표팀은 16바퀴를 남겨놓고 중국에 선두를 내줬다. 이어 캐나다에게도 추월을 허용했지만 11바퀴째를 남겨놓고 김아랑이 2위로 다시 올라선 데 이어 중국까지 제쳤다. 그러나 4바퀴를 남긴 가운데 다시 중국이 1위로 올라서며 위기가 왔다.

하지만 한국에는 에이스 심석희가 있었다. 마지막 바퀴를 남겨놓고 심석희는 질풍같은 레이스로 중국 리졘러우를 제치고 짜릿하게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은 판독 결과 페널티를 받아 은메달도 뺏겼다.

이번 대회 '노 골드'에 시달리고 있던 쇼트트랙 대표팀의 소중한 첫 금메달이다. 이전까지 대표팀은 여자 1500m 심석희의 은메달, 500m 박승희의 동메달뿐이었다. 남자 대표팀은 1500m, 1000m와 5000m 계주까지 모두 메달이 무산됐다.

특히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라는 이름으로 뛴 안현수(빅토르 안)의 맹활약과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안현수는 남자 1500m 동메달로 러시아 쇼트트랙 사상 첫 메달을 안기더니 1000m에서는 2006년 토리노 대회 3관왕 이후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대표팀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국내 팬들은 안현수가 귀화할 수밖에 없던 상황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분노를 쏟아냈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그 과정에 부조리는 없었는지 지시했고,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면서 빙상연맹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여자 대표팀이 천금의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쏟아지는 여론의 질타와 엄청난 부담감 속에서 거둔 금메달이라 더욱 값졌다. 여자 쇼트트랙으로서도 지난 2006년 토리노 대회 이후 8년 만의 계주 금메달이다.

2010년 밴쿠버 대회의 아픔도 시원하게 날렸다. 박승희, 조해리(28, 고양시청)가 출전했던 당시 대표팀은 계주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석연찮은 판정으로 8위에 머물며 금메달이 날아갔다. 박승희는 안타까움에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이런 아픔 속에 후련하게 금메달을 따내면서 상처입은 한국 쇼트트랙의 위상을 조금은 되찾았다. 여기에 라이벌 중국을 넘어선 우승이라 기쁨이 더했다. 10일 계주 준결승에서 김아랑 대신 나섰던 공상정(유봉여고)도 함께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메달 가뭄을 겪던 한국 선수단에도 한줄기 반가운 빗줄기였다. 이번 대회 금메달 4개 이상을 노렸던한국은 이상화의 금메달 1개 외에는 추가 소식이 없었다. 쇼트트랙의 불운과 부진이 컸다. 여자 500m에서 박승희가 상대 선수에 밀리면서 금메달 대신 동메달을 따냈고, 믿었던 심석희마저 1500m에서도 값졌지만 아쉬운 은메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은 앞서 열린 1000m 예선에서도 각 조 1위를 차지하며 준준결승에 진출하며 상승세를 이었다. 오는 21일 준준결승과 준결승, 결승전에서 두 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 대표팀 이한빈(26, 성남시청), 박세영(21, 단국대)도 500m 예선을 통과했다. 역시 21일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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