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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협회는 금감원 낙하산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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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제한 우회 위한 경력세탁용 중간기지 역할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의 경로세탁 경로. (자료=임금진 제공)

 


전국은행연합회와 보험협회 등 각종 금융업종별 협회들이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의 낙하산 인사를 위한 경력세탁용 중간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현행 규정상 4급 이상 금감원 고위 직원은 퇴직 5년 전부터 담당한 업무와 관련 있는 곳에는 퇴직 뒤 2년 동안 취업을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퇴직하기 전 5년 동안 은행감독이나 검사 업무를 맡았다면 퇴직 뒤 2년 동안은 시중은행에 취업할 수 없다. '전관예우'를 막자는 취지로 이같은 규정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일부 금감원 출신 간부들은 퇴직 뒤 2년 동안 업종별 협회의 임원으로 재취업한 뒤 2년이 지나면 협회를 나와 개별 금융사로 자리를 옮기는 방식으로 이같은 규정의 취지를 피해가고 있다. 개별 금융사는 재취업 금지 대상이지만 금융사들의 모임인 각종 협회는 금지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감원 국장 출신의 A씨의 경우 퇴직 뒤 저축은행 중앙회로 재취업한 뒤 2년이 지나자 신용카드사 감사로 자리를 옮겼다.

또다른 금감원 국장 출신인 B씨도 저축은행 중앙회를 거쳐 시중은행 감사로 재취업했다.

역시 금감원 국장 출신 C씨도 여신협회 경영진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시중은행 감사 자리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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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업종별 협회 부회장 자리는 거의 대부분 금감원 출신들이 맡고 있다.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투자협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협회 부회장 자리에 금감원 퇴직간부가 재직 중이다. 이들 가운데 임기가 다한 일부는 사례처럼 일선 금융회사 임원 물망에 오르고 있다.

금감원은 낙하산 인사라고 몰아부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1년 이후 금감원이 금융사나 금융업 협회에 퇴직 간부들을 내려 보내는 관행은 중단됐으며 최근에는 오히려 금융사나 협회가 해당 간부들을 접촉해 자발적으로 채용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업 협회 관계자들은 '대관(對官)업무는 금감원 출신들이 훨씬 유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감원 출신들이 현직에 있을 당시 쌓아놓은 인맥을 활용해 협회 업무를 훨씬 원활하게 수행한다는 것이다.

협회 한 관계자는 "민간인 출신이 만날 수 있는 금융당국 관계자가 과장급 정도라면 금융당국 출신은 보통 임원급을 만날 수 있다"며 "당국자를 만날 때도 민간인 출신은 각종 자료를 꼼꼼히 만들어 가서 설명을 해야 하지만 금융당국 출신은 말 한마디 하면 되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퇴직자들의 자리보전이라는 금융당국의 생각과 이들을 금융당국에 대한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금융협회간의 이익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같은 '자발적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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