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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들, '집단 기억상실증' 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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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검찰 때 진술과 다른 진술하는 이유 뭐냐" 의구심 표시

자료사진

 

트위터 활동을 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직원 김모씨가 18일 법정에서 "(검찰조사 당시) 체포된 충격으로 아노미 상태였다"며 진술을 거부했다.

전날 법정에서 진술했던 또다른 국정원 직원 김모씨 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하는 등, 이틀동안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조서내용을 번복하거나 "기억나지 않는다"며 '모르쇠' 전술로 일관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씨는 국정원 지도부의 '이슈 및 논지'에 따라 트위터 활동을 했다는 검찰조사 당시 자신의 진술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씨는 1987년 국정원 전신인 안기부에 입사해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국정원 심리전단 안보5팀에서 근무해 왔다.

앞서 검찰은 김씨의 이메일에서 발견된 계정으로 작성된 '안철수, 참 찌질하네요. 집 없는 사람의 고충을 알게됐다니 참 쿨하지 못하네요'라는 내용의 '안철수 비방글'을 발견했다.

"이를 작성한 적이 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대해 김씨는 "나는 누구에게나 쓴 소리 한번 안하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계정과 트윗글에 대한 모든 진술을 거부했다.

김씨는 "(검찰 조사 중) 키 크고 덩치도 큰 윤 팀장님(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이 와서 우리가 진술을 해야 산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 자리에 계신 팀장님도 오셔서 웃으시긴 했지만 마음 속으로 힘들게 했다"며 "새벽에 체포돼 아노미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 "이 자리에 앉아있지만 제가 제가 아니다. 혼은 다른데 가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검찰이 김씨의 조사 당시 진술을 그대로 읽어주자 "그렇게 장황하게 말했다면 나는 천재일 것"이라며 진술을 번복했다.

앞서 또다른 국정원 직원 김모씨 역시 17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에서 (내가)그렇게 진술했나. 착각했다. 기억이 안난다"며 스스로 이슈 및 논지를 정해 트위터 활동을 했다고 번복한 바 있다.

이날 김씨가 질문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않자 재판부는 "물은 것에 대한 정확한 답을 하라"며 검찰 측 질문을 되묻기도 했다.

또 김씨의 진술번복에 대해서도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나서 변호인 입회한 가운데 자신이 진술한대로 신문조서 작성했는지 확인하고 서명·날인까지 했다면서 왜 법정에서는 그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하느냐"고 물으며 의구심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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