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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1세 아동 숨지기 사흘 전에도 외할머니 동거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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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남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50대 외조모 A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남아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50대 외조모 A씨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생활하다 숨진 11세 남아가 사망 사흘 전 "할머니에게 맞았다"고 호소했지만, 당시 경찰은 아이가 외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다시 교회로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경찰은 외할머니로부터 "아이를 때렸다"는 진술까지 확보했지만 경고 조치에 그쳤다. 경찰은 다음 날 또다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뒤에야 두 사람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외할머니를 상대로 긴급임시조치를 신청했다.

14일 충남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A(11)군은 지난 2일 오전 6시 33분쯤 천안의 한 교회 인근 편의점 주변을 서성이다 만난 한 시민에게 "할머니에게 맞았다"고 호소했다.

시민은 A군을 차량에 태워 천안서북경찰서를 찾아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며 신고했다. 당시 편의점 종업원은 A군의 왼쪽 눈 밑에서 멍 자국을 봤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접수한 서북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A군의 신체 상태를 외관으로 확인한 뒤 외할머니 B(50대)씨에게 전화를 걸어 학대 여부를 확인했다.

B씨는 경찰에 "A군이 목사의 돈을 훔쳐 드럼채로 손바닥과 발바닥을 때렸다"는 취지로 체벌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 숨진 11세 남아가 생활하던 충남 천안의 한 교회. 박우경 기자지난 5일 숨진 11세 남아가 생활하던 충남 천안의 한 교회. 박우경 기자
하지만 경찰은 B씨에게 경고 조치를 한 뒤 A군을 다시 교회로 돌려보냈다.

문제는 당시 B씨가 올해 초부터 A군과 함께 이 교회에서 생활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경찰은 A군과 B씨가 함께 생활한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한 채 학대를 호소한 아이를 다시 학대 의심자와 같은 생활공간으로 돌려보낸 셈이다. 더욱이 B씨는 지난 2024년에도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돼 처분을 받았었다.

경찰이 두 사람의 동거 사실을 파악한 것은 다음 날 또다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뒤였다.

경찰은 B씨를 상대로 긴급임시조치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B씨가 등록된 주소지가 아닌 해당 교회에서 실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경찰은 당시 긴급임시조치 가운데 '주거로부터 퇴거 등 격리' 조치를 신청했다.

당시 사건을 담당한 천안서북경찰서 관계자는 대전CBS와의 통화에서 "B씨가 가끔 교회에 들러 A군을 본다고만 알고 있었다"며 "외할머니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교회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대 신고를 받고 외할머니로부터 체벌 사실까지 확인하고도, 피해아동과 학대 의심자가 함께 생활하는지 확인하지 못한 채 아이를 돌려보낸 경찰의 초동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A군은 첫 신고 다음 날인 지난 3일에도 교회 인근에서 만난 식당 종업원에게 "할머니에게 맞았다"고 호소했고, 종업원과 함께 파출소를 찾았다.

이후 A군은 지난 5일 오후 교회에서 열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3시간여 만에 숨졌다.

병원 측은 A군의 손목에서 결박 흔적과 멍 자국 등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사건을 수사 중인 충남경찰청은 해당 교회 60대 담임목사와 B씨를 아동학대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정확한 학대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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