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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에 대한 예우로 가득했던 지터의 마지막 올스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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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이 열린 16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타깃필드.

아메리칸리그 지휘봉을 잡은 보스턴 레드삭스 존 패럴 감독은 4회초 수비에 들어간 뒤에 데릭 지터(40, 뉴욕 양키스)를 교체했다. 보통 공수 교대 과정에서 선수를 교체하기 마련이지만, 마지막 올스타전에 나선 지터가 팬들의 환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배려였다.

지터는 그라운드 위 선수들과 하나 둘 포옹을 나눈 뒤 천천히 더그아웃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 모자를 벗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 순간 타깃필드에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뉴욕, 뉴욕'이 울려퍼졌다.

1998년 처음으로 올스타전에 나선 뒤 이번이 무려 14번째 올스타전 출전. 익숙한 올스타전이지만 이번에는 지터에게도 그야말로 특별한 올스타전이었다.

지터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다. 양키스에게만 20년을 뛰면서 통산 타율 3할1푼1리, 3,408안타, 258홈런을 기록 중이다. 우승 반지도 5개나 수집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성실한 자세로 팬들은 물론 선수들에게도 존경을 받았다.

그런 지터의 마지막 올스타전이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나기 때문이다.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선수들도 지터에게 존경을 표했고, 지터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후배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지터는 1회초 수비에서 지난해까지 양키스에서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춘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와 주먹을 부딪힌 뒤 자기 자리에 섰다. 그리고 앤드류 매커친(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타구를 몸을 날려 막아냈다. 내야안타가 됐지만, 명불허전 수비를 선보였다.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1회말에는 내셔널리그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글러브를 마운드에 내려놓기도 했다. 팬들과 호흡하던 지터가 웨인라이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승부가 시작됐다. 모든 것이 지터를 향한 존경심이었다.

지터는 웨인라이트를 상대로 2루타를 치고 2루에 나갔다. 때마침 2루에는 유격수 트로이 툴로위츠키(콜로라도 로키스)가 수비에 들어온 상황이었다. 툴로위츠키는 지터를 존경해 등번호를 2번으로 달고 있다. 툴로위츠키는 2루에 들어온 우상에게 존경의 인사를 전했다. 지터는 3회말에도 안타를 치며 올스타전 역대 최고령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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