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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선 참패, 이광재의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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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직 거절한 사찰피해자 김종익 본받아야

- 행복지수 최하위권 나라에 부는 '힐링 열풍'보며
- 개인인생에 도움되는 나라 어떻게 만들지 고민
- 직접 선정한 대한민국 원로 42명
- 1년에 걸쳐 만나보고 책으로 펴내
- 42명 원로와의 만남, '보물상자'를 여는 느낌
-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가 이룬 인물들 만났다
- 원로들의 공통 지침=통일과 경제성장동력, 그리고 교육혁신
- 남경필, 원희룡 지사가 제안한 연립정부 연정안 받았어야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8월 1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변상욱 (CBS 대기자)
■ 출 연 : 이광재 (전 강원도 지사)

 



◇ 변상욱> 전 강원도 지사 이광재 전 의원이 책을 한 권 냈습니다. 대한민국의 원로 42명을 주인공으로 인터뷰를 한 책인데 책의 제목은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입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덩치는 커졌고 물동량은 엄청나게 늘어났는데 기우뚱해져 가는 마치 세월호가 함께 연상되는 그런 대한민국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어떤 비전을 우리가 갖고 대한민국을 꾸려나가야 되는지에 대해서 얘기를 좀 나눠보려고 이 자리로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광재> 네, 안녕하세요.

◇ 변상욱> 전 국회의원이시니까 이 의원님 이렇게 불러야 될지 이 지사님 이렇게 불러야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이 교수님, 이래야 될지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냥 나오는 대로 부르겠습니다.

◆ 이광재> 네.

◇ 변상욱> 근황 소개를 좀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공직을 내려놓으시고 칭화대로 중국으로 가셨죠.

◆ 이광재> 중국 칭화대학교에 2년 있었고요. 지금은 연세대학교 동서문제연구원에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번 2학기 때부터는 성균관대학교에서 세계문명흥망사라는 어마어마한 주제를 가지고... (웃음) 저는 무섭습니다.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 변상욱> 세계문명흥망사에 대한 강의를 준비하고 계시군요.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책을 내셨는데. 책은 언제부터 준비하신 겁니까?

◆ 이광재> 이 원로 마흔두 분을 만나는데 1년 정도 시간을 걸려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가 직접 다 선정을 했고요. 원고도 제가 직접 다 쓰고. 한 1년 정도 걸린 과정인데 공부를 많이 하게 된 정말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 변상욱> 이런 책을 써 보자 하면 자료를 준비해서 글을 쓰게 됩니다마는. 이런 책을 해 보자. 마흔두 명, 만나보자. 이 기획은 그럼 언제부터 하신 겁니까?

◆ 이광재> 그건 생각한지 오래됐습니다. 제가 청와대도 있었고 국회의원도 있었고. 둘 다 다 해봤는데 사실 대한민국이 경제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행복지수가 제일 떨어지는 나라인데 그러다 보니까 온 나라에 힐링 열풍이 불잖아요.

◇ 변상욱> 그렇습니다.

◆ 이광재> 그런데 힐링 열풍이 암만 마음가짐을 어떻게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나라가 잘 되어야 되잖아요. 그래서 인생에 도움이 되는 국가를 어떻게 만들 거냐. 그러려면 결국은 경험이 중요하다. 그래서 각 분야의 일가를 이룬 분들을 만나서 그분들의 지혜를 배워야 되겠다. 그래서 한번쯤 진지하게 우리 대한민국을 생각할 때가 온 것 아닌가, 이런 취지에서 준비했던 것입니다.

◇ 변상욱> 원로 마흔두 명, 선정한 기준이 있으셨을 것 아닙니까? 원로라고 하면 엄청나게 많다고도 할 수도 있는데.

◆ 이광재> 등소평 지도자가 ‘해방사상’이라는 말을 썼는데요. 사상에서부터 해방되라. 저는 보수, 진보, 중도 모두를 그런 걸 가리지 않고 각 분야에서 비교적 정부의 공직경험이 있는 분들. 그다음에 조정래 작가나 황병기 교수나, 이런 각 분야에서 특출한 일가를 이룬 분들을 선정했습니다.

◇ 변상욱> 이분들에게 무엇을 물어보자라고 할 때 그것은 대한민국의 진로였던 거군요.

◆ 이광재> 그렇습니다.

◇ 변상욱> 분야는 다르지만.

◆ 이광재> 네.

◇ 변상욱> 글쎄요. 갑자기 그 많은 분들의 생각을 한꺼번에 모으기란 쉽지 않습니다마는, 그래도 이 분들에게 뭔가 공통적으로 흐르는 일관된 어떤 생각이나 방향성 같은 게 있었다고 발견하셨는지요?

◆ 이광재> 네. 제가 대체로 질문이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고 물었을 때 많은 분들의 공통점은 ‘대한민국이 통일로 가야 된다. 인구 1억이 돼야 된다. 그래야 이 새로운 경제성장동력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공통점이었고요. 두 번째로는 이제 교육혁신 없이는 대한민국은 아무도 미래가 없다. 아이도 지쳐죽고 부모는 사교육비 조달하다가 힘들고. 학교현장도 힘들고. 그래서 교육을 일대 혁신하자. 혁신의 내용은 0세부터 8세까지 지능이 80%가 발달하는데 유아원, 유치원 교육을 대대적인 최고의 교사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이걸 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왜 우리 하버드 대학 교수는 우리 서울에 있는 초등학교 교사가 될 수 없느냐. 서울대학 교수는 왜 시골에 있는 고등학교의 교사가 될 수 없느냐. 결국은 교대, 사범대 중심의 충원구조에 일대의 변화를 꾀해서 변화의 혁신을 하자는 말씀들이 아주 지배적으로 많으셨고요. 세 번째로는 이 나라가 통합하지 않고 이렇게 분열되면 나라가 길이 없다. 그러면서 가장 인상적인 건 채명신 파월 사령관이셨는데.

◇ 변상욱> 채명신 장군.

◆ 이광재> 그분이 6.25전쟁 중에 강원도 인제에서 게릴라활동을 하다가 김일성의 오른팔인 길원팔을 체포한 거예요.

◇ 변상욱> 길원팔 장군을 말씀하시는 거예요?

◆ 이광재> 네. 길원팔 장군을 체포했는데.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그 사람이 인물 됨됨이가 좋거든요. 그러니까 ‘당신 결국 인민을 잘 살게 하는 나라를 만들자고 한 것 아니냐. 남한으로 가서 인민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라고 설득을 했다는 거죠. 그 사람은 김일성 장군이 준, 자기는 측근이니까. 자기가 권총으로 자결하고 싶다고 해서 그 총을 놔두고 자결하게 하고. 그리고 나서 묻어준 다음에 ‘받들어 총’을 하고 길원팔이가 부탁한 사람을, 아이 두 명을 그 중에 하나는 오다가 죽고 한 명을 데려다가 우리나라 유명대학교의 교수가 될 때까지 뒷바라지를 하셨다는 거죠. 그 얘기를 들으면서 당시는 전쟁통 아닙니까?

◇ 변상욱> 네. 증오가 진짜 극에 달했을 때인데.

◆ 이광재> 그런데도 이 나라를 위해서 남한으로 가서 그런 걸 같이 해 보자고 하는 그런 거에 굉장한 감동을 받았는데. 지금 우리는 보수꼴통이 어떻고 일베가 어떻고 종북좌파가 어떻고. 우리 국가의 영혼을 갉아먹는 이 부분을 우리가 정말 이제는 극복해야 된다. 그분들의 한결같은 진지한 말씀이었습니다.

◇ 변상욱> 만나면 벌써 이쪽 편이니, 저쪽 편이니 갈라놓고 시작을 해야 되니까 우리는 지금.

◆ 이광재> 네. 마음 아픈 현실이죠.

◇ 변상욱> 과거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장군을 했다고 해서 그 양반은 그런 일면과 그런 철학, 이런 게 있었군요.

◆ 이광재> 네, 그렇더라고요. 그러면서 월남전에 패전할 줄도 알았고. 그러나 뭐냐 하면 미군이 병력을 빼서 월남으로 가게 되면 결국 북한이 당시는 군사력이 더 셌기 때문에 안보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고. 또 그러다 보니까 국민적 인기가 굉장히 높은데 박정희 대통령이 3선 개헌을 해야 된다고 하니까 결국은 그걸 끝끝내 반대하고 결국 마지막에는 쫓겨나게 되죠. 진정한 군인의 모습. 이번에 돌아가실 때도 결국 사병 묘지에 가는 걸 봤는데. 두 번에 걸쳐 한 7시간 정도를 인터뷰를 했는데 아주 가슴깊이 많이 남았어요.

◇ 변상욱> 그래요. 우리에게도 그런 분이 있으시군요. 그런 분들의 삶을, 또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다 엮어서.

◆ 이광재> 저는 우리가 원로 하면 보수 이렇게.

◇ 변상욱> 네. 좀 완고하고 딱딱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

◆ 이광재>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고 정말 보물창고를 들어가는 기분이었는데요. 우리 얼마 전에 돌아가신 삼양라면 전중윤 회장님이 ‘왜 라면을 만드셨습니까?’라고 하니까 생명보험 회사를 이병철 회장한테 파시고 남대문을 가보니까 웬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데 ‘꿀꿀이 죽’이라고 하는 5원짜리를 사 먹는 그 사람들을 보고서 너무 가슴이 아파서 가난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결국은 그 회사를 팔고 일본에 가서 발견한 라면. 그래서 10원짜리 라면을 팔아서 우리가 기아를 극복하게 했다. 그분이 ‘인간백회 천세우’... 인간은 백세를 살지만 천년 후를 생각하고 살아야 된다. 그런 말씀은 참 많이... 이번에 원로 분들을 보면서 우리 옛말에 동네에서 연세 드신 분 한 분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진다, 그런 얘기가 있었는데. 정말 이분들의 경험과 이런 것을 배우는. 그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벌써 세 분이나 돌아가셨어요. 남덕우 총리. 채명신 장군, 전중윤 회장님.

◇ 변상욱> 그렇게 세 분이 벌써, 마흔두 명 중에 세 분은 돌아가셨네요. 제일 오늘날 현 시대가 겪고 있는 비극이라면 비극이고 실수라면 실수 중에 하나가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나이 든 세대와 젊은 세대들을 완전히 격리해 놓고 나이 든 세대의 경험이나 경륜이 아래로 흘러가자 못하도록. 이렇게 잘못된 구조 이것도 큰 우리의 약점인 것 같습니다.

◆ 이광재> 국가라고 하는 건 엄중한 거고 연습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분들의 교훈과 경험들이 우리 속에 지혜로 DNA로 남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책의 띠지를 보면 인터뷰의 끝에 최종적으로 얻은 것은 대한문국. 글월 문 자를 쓰셨습니다. 문명화된 대한민국이다. ‘시대가 영웅을 만들기도 하고 영웅이 시대를 만들기도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서로에게 배워서 집단적 지혜를 키워 내는 작은 영웅들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이 글은 좀 풀이를 해 주시죠.

◆ 이광재> 네. 저는 대한민국은 지도자들이 강한 나라가 아니고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강한 나라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지도자가 나오는 걸 기대하기보다는 우리가 현재 댓글 하나라도 서로 배우려고 하고 진보, 보수의 갈등을 줄이려고 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가 서로에게 배워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노력을 할 때 이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지. 현재와 같은 분열만 가지고서는 절대 미래가 없다고 봅니다.

◇ 변상욱> 네. 좀 외람된 질문입니다마는 이것 궁금했습니다. 이런 분들을 진보, 보수 중도를 다 아우르면서 원로들을, 뭔가 좀 답답하게 여겨지던 원로들을 찾아가서 듣고 배워보자라고 하는 생각이 혹시 대한민국에서 계속 관직에 계셨더라면 그런 생각을 하셨을지, 아니면 대한민국을 벗어나서 보니까 이게 보이고 느껴진 건지.

◆ 이광재> 아마 바깥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거라고 봅니다. 역시 우리가 바둑도 훈수가... (웃음) 지금 처해 있을 때 생각이 커지고 그런 것 같아요.

◇ 변상욱> 그런 것 같습니까? 혹시 중국도 원로들에게 이렇게 묻고 하는 분위기가 있습니까?

◆ 이광재> ‘중국에게 묻다’라는 책을 제가 냈습니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한 30분 정도가 두 달에 한 번씩 각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서 ‘집체학습’이라는 공부를 합니다. 옛날 황제들, 대한민국에서는 조선시대의 왕이 공부하듯이. 최고 지도자들이 모여서 공부하는데. 거기에 나가서 강의를 한 사람은 중국 내 명사가 되잖아요. 그분들 스물 몇 분에게 ‘중국에게 묻다’라고 해서 중국의 그런 걸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게 묻다. 한국 원로에게 묻다.

◇ 변상욱> 한국 원로에게 묻다?

◆ 이광재> ‘러시아에게 묻다’, ‘일본에게 묻다’ 도 쓸 생각입니다.

◇ 변상욱> 러시아, 일본 끝나면 그다음에 또 가실 곳까지 정해놓은 곳이 혹시 있으십니까?

◆ 이광재> 없습니다.

◇ 변상욱> 알겠습니다. 일단 대한민국에 묻는 것부터 공부를 해 보고 새로운 양극체제의 또 한축인 중국. 저도 한번 읽어봐야 하겠습니다. 통일 또는 아주 장기적인 미래를 얘기한 것도 있습니다마는, 당장 눈앞에 있는 것도 좀 얘기를 해 봐야 되겠습니다. 정치 얘기도 안 해 볼 수 없어서. 7.30 재보선 직후니까. 이 정도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걸 예측을 혹시 하고 계셨는지요.

◆ 이광재> 저는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야권이 크게 패배할 것 같다는 생각은 많이 했습니다. 결국은 정권을 심판하자. 이 현 정권이 인기는 없는데 야당이 그만한 대안세력으로서, 믿을 만한 세력으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결국은 정권이 심판받은 게 아니고 야권이 심판받은 결과인데.

◇ 변상욱> 야권이 심판받았다.

◆ 이광재> 그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 변상욱> 네. 심판은 심판인데 무엇 때문에 심판을 받았다고 보시는지 패인을 한번.

◆ 이광재> 첫 번째 패인은 공천 문제인데요. 한 예로 그 우리 민간인 총리실 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김종익 씨가요. 제가 산에서 만났는데 그분 저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결국 본인이 왜 이렇게 조사를 받는지 나중에 보니까 결국은 고향이 같은 평창 강원도. 그래서 저를 조사하려고 본인을 그렇게 조사했다는 거예요. 제가 너무 미안하잖아요. 그러던 와중에 민주당에서 김종익 씨를 전국구를 줄 테니까 저보고 설득해 달라고 해서 제가 만났어요. 그러니까 그분이 ‘저는 평생 금융업무만 했기 때문에 정치를 잘 모릅니다’. 그다음 두 번째는 ‘제가 민간인 총리실 사건, 이것을 가지고 정의와 불의와 싸우고 있는데. 이때 내가 국회의원이 되면 제 순수성이 훼손됩니다. 저는 제가 갔던 길을 가고 싶습니다’라는 그런 정신을 민주당이 살렸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요. 두 번째로는 최경환 장관의 효과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하나는 지금 서민경제가 굉장히 심각하거든요, 바닥경제가. 그런데 어쨌든 저쪽에서는 프레임에서 내용이 있든 없든 경제 살리기라는. 그리고 최경환 장관이 정책을 내면서 약간의 국민적 지지를 가졌고. 반대로 한쪽은 경제 살리기 한쪽은 경제심판. 이렇게 되면 경제 살리기 쪽이 이길 수밖에 없잖아요. 그다음에 세 번째로는 야당이 남경필, 원희룡 지사가 제안한 연립정부 연정안을 받았어야 됐습니다.

◇ 변상욱> 아, 그렇게 보시는 군요.

◆ 이광재> 그렇게 되면 처음에 볼 때는 남경필, 원희룡 의원을 키워 준다고 이렇게 거부하는데. 남경필, 원희룡 의원을 여야를 넘어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새로운 제안이고. 그러면 야당이 이것을 협력해서 부지사도 추천하고 함께 해나갔다면 훨씬 더 대결... 민주당은 항상 대결만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건설도 하고 협력도 하는, 그런 당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고. 그렇게 해 나갔다면 저는 수원 보궐선거 같은 데서는 굉장히 다른 양상을 보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그런 지적들이 나옵니다. 단일화를 하는데 단일화를 확실하게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진짜. 연대를 한다고 그래도 연대가 확실하지도 않은 것 같고. 항상 애매모호했다는 평가를 많이 하더군요.

◆ 이광재> 저는 이제 대한민국이 중대선거구제로 바뀌어야 된다고 봅니다. 얼마나 아까운 인물들이 떨어지는데요. 그래서 너무 단일화 이런 것 하지 말고 자기 색깔대로 나와서 이기면 이기고 지면 지고. 그런 시대가 이제 와야 되는 것 아닌가 싶고 막판 대통령선거 후보 단일화 이런 걸 하다 보니까 진보, 보수가 격렬하게 결국은 갈라지고 말잖아요. 나라가 아주 거의 지진나듯이 되는 이런 상황을 이젠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지고. 또 한편으로 이번 선거를 보면서 희망을 본 게 저는 김부겸 전 의원인데요. 이정현 당선자가 당선되는 걸 보면서 아. 김부겸 의원이 당선될 가능성이 많겠구나.

◇ 변상욱> 그런데 거의 다 왔다는 생각이... (웃음)

◆ 이광재> 김부겸 의원이 만약에 1년 반 뒤에 당선된다면, 대구에서 당선된다면 아마 전국에 최대 태풍으로 떠오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불현듯 스쳐지나가더라고요.

◇ 변상욱> 동서 양쪽에 균열이 다 생기고 그 균열을 타고 뭔가가 이루어질 수 있는. 뭐 아무 튼 즐거운 상상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 이광재> 오히려 지금 너무 답답한 이 정치의 현실에 새로운 바람이 필요한 겁니다.

◇ 변상욱> 그런데 당장은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부터 잘 꾸려져서 뭔가 혁신을 해서 그래도 좀 건강한 야당으로 국민 앞에 다시 선보였으면 좋겠는데. 글쎄요. 어떻게 보십니까?

◆ 이광재> 정말 그러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이게 결국은...

◇ 변상욱> ‘정말’이라고 앞에 붙이는 건 조금 부정적으로, 비관적으로 보시는 건가요?

◆ 이광재> 국민들 속에 야당이 현재 국민에게 믿음을 줄 만한 인물이 부족한 거 아닌가라는 그런 것이 좀 있고. 좀 역량이 있어야 할 텐데, 야당이.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저도 실제로 여당도 잘 되고 야당도 잘 되어야 나라가 잘 되는 건데 걱정이 많습니다.

◇ 변상욱> 글쎄요. 관계가 어떠신지 제가 개인적으로 모릅니다마는. 문재인 씨의 역할론, 문재인 의원의 역할론이 자꾸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 이광재> 글쎄요. 이게...

◇ 변상욱> 나오라고 그럴까요?

◆ 이광재> 잘 모르겠어요. (웃음)

◇ 변상욱> 뭔가 좀 맨 앞에서 ‘믿고 따라와 주십시오. 제가 이렇게 해 보겠습니다’라고 깃발을 들 만한 사람이 빨리 눈에 안 띄거나 아니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아마 좀 조급해하는 것 같습니다.

◆ 이광재> 저는 결국은 이번 지방자치선거 때 일단은 인물들이 등장했고. 다음 번 총선을 거쳐야 아마 야당도 본격적인 자리매김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변상욱> 그 말씀의 뜻은 결국 지금의 야당이 비대위를 통한 아주 짧은 시간 내에 거듭남 같은 건 쉽지 않은데 결국 다음 총선에서 뭔가 새로운 지평이 크게 다시 짜여질 거라고...

◆ 이광재> 여야 모두 아마 정치권에 대단한 변화가 결국은 일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 이 서민경제상황이나 경제상황이 점점 지표가 저는 어려워질 거라고 보고요. 정치권이 그것을 수습해 나가는데 사실은 경제 문제나 외교에서 우리가 약간 고립되고 있거든요. 이 문제에 관해서는 정말 여야가 힘을 합쳐서 집중적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되는데. 그게 참 그렇게 길을 잘 정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저도 걱정이 많이 돼요.

◇ 변상욱> 그렇습니까? 글쎄요. 개인적인 인물을 자꾸 여쭤봐서 죄송합니다마는. 안철수 씨의 입지나 앞으로의 역할은 어떻게 될까요?

◆ 이광재> 결국은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 국민들이 원했던 건 국가를 끌고 갈 만한 비전이 있는가였거든요. 조직을 원했던 게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차라리 외국에 있으면서 교육개혁에 국민적 교육개혁에 성공한 핀란드라든지 그다음에 금융과 기업이 가장 잘 성공한 독일의 경제모델이라든지. 이렇게 우리 국가가 나가야 될 비전 부분을 차라리 착실하게 공부하고 그때그때 가서 발표하고 했더라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데 지금이라도 비대위에 사퇴하셨으니까 오히려 조직과 세력을 만들 것이 아니고 오히려 비전을 좀 더 내용 있게 하는 쪽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 변상욱> 네. 고민해 본 문제 중에 하나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뭔가 통치나 지배라고 하면 지금에 어울리는 단어는 아닙니다마는. 이끌고 나갈 만한 통치이념, 철학 이런 것들이 공인되거나 아니면 그 동안 오랫동안 역사 밑바닥을 일관되게 흘러온 게 없는 것 같아서. 그런 비전과 이념이 좀 나왔으면 좋겠는데 기대하기가 좀 어려울까요?

◆ 이광재> 글쎄요. 지금 우리 쪽이 사실은 남북한이 대결. 남재희 장관께서 말씀하셨는데 저는 정말 맞는 거라고 보는데. 이데올로기라는 건 이데올로기다. 그거보다는 존재하는 현실에서 배워야 된다.

◇ 변상욱> 현실에서.

◆ 이광재> 그래서 각 나라가 모든 독일, 영국 모든 나라가 어쨌든 다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거잖아요. 그 현존하는 세계의 나라 중에서 그래도 가장 본받을 수 있는 나라를 정해서 그 나라에서 롤모델을 찾고 연구해야만 우리 갈 길이 생긴다. 이데올로기로 접근하면 망한다.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그다음에 두 번째는 우리가 남북관계에서 뭐냐면 북한과 함께 마주보고 있다는 현실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까 진보적인 사람들이. 왜냐하면 조금 잘못하게 되면 사실 오해를 살 소지도 많고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노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분은 참 저는 좋은 지적이라고 말합니다. 남재희 장관이 그러면서도 우리가 영국이나 독일 같은 경우를 특히 독일을 집중적으로 여기고 해서 우리들의 갈 길을 찾아야 된다. 독일 같은 경우에는 지금 몇 십 년 동안 연정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 우리는 ‘정권 5년 만에 뭘 해?’라고 하지만.

◇ 변상욱> 그래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지 참.

◆ 이광재> 계속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연정이 되니까. 굉장히 정책이 일관성 있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이번에 이종찬 장관이나 많은 분들이 헌법학자 김철수 교수나 대한민국이 연정을 해야 된다, 한번 정권 끝나고 나면 또 뒤집어엎고 뒤집어엎는 것이 아니고. 권력을 100대0 이렇게 하지 말고. 적어도 6대4, 7대3 정도 해서 공존할 때 그래야 대한민국이 앞으로 가는 것 아닌가. 저는 그 부분은 정말 맞는 지적이라고 보고.

◇ 변상욱>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앞에 채명신 장군 이야기가 생각이 나는군요. 그런 마음가짐이나 철학이 있어야만 이게 가능하겠군요.

◆ 이광재> 그렇죠. 왜냐하면 대한민국이잖아요.

◇ 변상욱> 알겠습니다.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 원로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오늘 짤막하게 이야기해 주시면서 저희와 함께 해 주셨는데 앞으로 가지고 계신 계획을 듣지는 못했습니다마는, 또 좋은 일들 많이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광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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