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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고무통 살인사건' 남편 살해 혐의도 적용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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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경기도 포천의 한 빌라 앞에서 피의자 이 모(50.여) 씨가 현장검증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제공)

 

검찰이 '포천 고무통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 모(49.여) 씨에 대해 내연남에 이어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추가해 구속 기소했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윤재필 부장검사)는 27일 남편 박 모(51) 씨와 내연남 A(49) 씨를 살해해 시체를 은닉하고 8살짜리 아들을 방치한 혐의로 이 모(50.여) 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씨가 자식을 잃은 슬픔과 남편 박 씨의 외도로 인한 원망으로 다량의 수면제와 고혈압 치료제를 먹여 박 씨를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내연남 A 씨는 비염약이라는 이 씨의 말에 속아 수면제를 먹었다가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채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가 박 씨를 살해했다는 자백이나 직접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이 살인 범행을 부인하더라도 여러 간접 증거들을 통해 피고인에 의한 살해 이외에 다른 방법에 의해 피해자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없다고 인정될 경우 유죄를 선고한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적용했다.

박 씨는 평소 축구 등 운동을 즐겨하는 등 매우 건강했으며, 숨진 무렵 안과 진료를 받은 적 외에는 고혈압 치료제나 수면제를 처방 받는 등 다른 질병으로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박 씨의 시신과 집 안에 있던 맥주 캔과 컵 등에서 고혈압치료제 성분과 함께 다량의 수면제 성분이 발견됐다.

이 씨와 큰아들도 "박 씨가 고혈압약이나 수면제를 먹은 적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찰은 박 씨의 자살 가능성을 검토했다. 하지만 평소 성실하고 밝은 성격인 박 씨가 주위 사람들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한 적이 없는 등 자살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

또 이 씨는 박 씨가 숨진 뒤 병원으로 옮기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시신을 고무통 속에 은닉한 행동에 대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봤다.

검찰은 이 씨가 재판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부인할 것을 대비해 수사검사를 직접 공판에 맡기는 한편 진술분석관과 행동분석관, 부검의, 정신과의사, 약사 등 각계 전문가들을 증인으로 신청할 방침이다.

또 아직 공소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A 씨의 사체은닉에 관여한 제3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계속 수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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