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7.1점으로 선두를 달리던 정미라(27, 화성시청)가 마지막 격발을 위해 사대에 섰다. 2위인 도브군 올가(카자흐스탄)과 0.7점 차 선두. 10.3점 이상만 쏘면 아시안게임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하지만 체력이 조금 달렸다. 결국 마지막 발이 8.4점에 꽂히면서 눈앞에 다가왔던 금메달을 놓쳤다.
사실 정미라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끝난 뒤 갑상선암 판정을 받았다. 오로지 사격만 바라보고 달려왔던 정미라였기에 충격이 컸다.
결국 그 해 11월 종양 제거 수술을 받고 2013년 복귀했지만, 여전히 여파가 남아있었다. 무거운 소총을 들고 슬사(무릎 쏴), 복사(앉아 쏴), 입사(서서 쏴)를 차례로 펼치는 소총 3자세기에 더 힘에 부쳤다.
정미라는 26일 사격 여자 소총 3자세 개인전과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너무 몰입을 해서 선두인지 몰랐다. 마지막에 1명이 앞에 남아있길래 그 때 알았다"면서 "마지막 발은 긴장이 됐다. 긴장한 것도 있고, 약간 체력면에서 부족해서 떨리기도 했다. 아무래도 암 수술의 여파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도 크지만, 정미라는 활짝 웃었다.
정미라는 "아쉬움이 크긴 한데 내가 부족한 점이 많아서 그랬다고 생각한다"면서 "브라질(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한 번 더 도전해보라는 의미인 것 같아서 기분 좋은 은메달"이라고 말했다.
사격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행군을 펼쳤다. 아시안게임 전에는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까지 참가했다.
정미라는 "진짜 홀가분하다. 스페인에서부터 많은 경기를 해왔다.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 더 부담이 컸다"면서 "나쁜 성적이 아니라 만족한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돼 행복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