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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의 우승' 女 농구, 그러나 진짜는 4년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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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농구가 20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되찾았다. 난적 중국을 넘어 이뤄낸 값진 금메달이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중국과 결승에서 70-64 승리를 거뒀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의 금메달이다. 1978년 방콕, 1990년 베이징 대회 등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이뤄냈다.

특히 중국의 대회 4연패를 저지하며 2002년 부산과 2010년 광저우 대회 결승전 패배를 설욕했다. 중국은 통산 5번으로 역대 아시안게임 최다 우승국이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대표팀은 변연하(16점)-김단비(13점) 쌍포로 맞섰으나 전반을 33-35로 뒤졌다. 3쿼터에도 초반 실점하며 35-39까지 끌려갔다.

하지만 3쿼터 처음 투입돼 6점을 집중시킨 '히든카드' 양지희(12점)의 활약으로 54-52로 전세를 뒤집었다. 양지희는 3쿼터 버저비터 2점슛에 이어 4쿼터 33초께 레이업슛을 넣으며 58-52로 점수를 벌렸다.

이후 대표팀은 이미선(2점 5리바운드)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수비로 중국을 묶었다. 그 사이 4분께부터 신정자(14점 5리바운드), 양지희의 잇딴 골밑슛으로 62-52까지 달아났다. 종료 3분 11초 전에는 변연하의 미들슛으로 쐐기를 박았다.

▲中-日 2진급과 대결 金 의미 다소 퇴색

20년 만의 금메달은 반갑지만 의미는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경쟁국들의 2진급 선수들을 상대로 거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2014 국제농구연맹(FIBA) 터키 세계선수권대회'와 기간이 겹쳤다. 때문에 아시아 최강 중국(세계 랭킹 8위)과 일본(17위) 등 강호들이 주전들을 세계선수권에 파견하고 아시안게임에는 2진급을 내보냈다.

반면 한국의 대표팀 운용은 정반대였다. 개최국인 까닭에 아시안게임에는 정예를 내보낸 대신 세계선수권에는 195cm 여고생 박지수(16)를 비롯한 유망주 등 2진급을 투입했다. 엄밀히 따져 최강 전력 간의 대결은 아니었던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의미의 아시아 정상 탈환은 4년 뒤다. 2018년 개최될 예정인 자카르타 대회다. 중국과 일본 등 완전한 전력을 갖춘 호적수들과 겨뤄야 금메달의 값어치가 커진다.

▲4년 뒤를 위한 세대 교체 중요

하지만 이번 대회 소득은 적지 않다. 한국 여자 농구의 미래를 위한 세대 교체다.

이번 대회 김단비(24)가 변연하(34)의 뒤를 이어 차세대 에이스로 거듭날 계기를 마련했다. 김단비는 이번 대회 몽골과 8강전에서 27점을 몰아넣는 등 주포 역할을 해냈다. 박혜진(24)도 출전이 뜸했지만 언니들을 보며 경험을 쌓았다.

인천아시안게임은 변연하는 물론 이미선(35), 신정자(34), 임영희(34) 등 베테랑들의 사실상 마지막 대회다. 30대 후반이 될 2018년에는 이들의 경험이 없다.

김단비, 박혜진 등이 4년 뒤 베테랑이 될 하은주(31), 양지희(29), 김정은(27), 이경은(27) 등과 전력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박지수 등 유망주들의 가세도 필수적이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서동철 KB국민은행 감독은 "공교롭게 세계선수권과 일정이 겹쳤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고 기뻐했다. 이어 ""사실 진짜 금메달은 4년 뒤가 될 것"이라면서 "오늘 경기를 보니 한국 여자 농구의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다만 여자 농구 대부로 불리는 조승연 전 여자프로농구(WKBL) 전무는 "벌써 은퇴해야 할 선수들이 아직까지 뛰고 있다"면서 "저변이 워낙 좁다 보니 뒤를 이을 선수가 나올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내놨다. 진검승부가 될 자카르타 대회까지는 이제 4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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