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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 연내 처리 '비관론'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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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반대하는 공무원과 교사들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열린 100만 공무원, 교원 총궐기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여당이나 야당이나 정치밥 한 해 두 해 먹은 것도 아니고, 법안 제출하고 심사하면 몇 개월 걸릴 지 누가 모릅니까. '연내' 시한 못 박은 건 꼭 연말에 하라는 것보다 시급성을 강조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내년 2월이나 4월까지 가지 않겠습니까".

새누리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26일 정부여당이 무조건적으로 공무원연금법을 '연내' 처리하자고 주장하는 심리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말은 곧, 개혁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한편 연내 합의 처리가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야당과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할 뿐 아니라 공무원들의 반발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어도 개혁이 될까말까 한 사항인데, 이 두 상황 모두 현재 여당에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여야의 정쟁은 연말 정국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법안 처리의 첫 단계인 소관 상임위의 법안 상정 조차 불발되자, 법안의 연내 처리가 어렵다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있다.

야당은 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연내 처리 주장에 대해 '강 건너 불 보듯'하고 있다. 사회적협의체 구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소관 상임위인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상정 자체도 반대했다.

정부와 발을 맞춰야 하는 여당과 달리, 선거를 이겨야 한다는 당위성에 따라 공무원들의 100만표와 그 가족들의 수 백만표를 무시할 수 없어서다. 때문에 야당은 여당이 자체안을 내놓으라는 공세에도, 자체 연금안 여러 개를 검토 중이면서 선뜻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금 개혁 당사자인 공무원들을 설득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여당은 공무원들의 거센 반발을 누그러뜨리기는커녕 오히려 반발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는다.

새누리당의 '이론적'·'논리적' 접근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새누리당은 공무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공투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표면적으론 터놓고 대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대화를 들여다보면 이성적 이론만 들이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게 사실이다.

지난 25일 교총과의 면담에서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논리를 관철시키는 데만 급급했다. 김무성 대표는 교총 관계자의 발언을 몇 차례나 끊으며 "숫자 틀린 것이 있으면 바로잡겠다"는 등 팩트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어느 공무원이 나와도 이론적으로 우리 당의 안을 설득할 수 있다"는 학술적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당 내에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급성을 공감하면서도, '여론몰이'식으로 속도전을 내세우는 것에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당 대표가 당론으로 발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법안에 대해 찬반 의견을 밝히는 것은 다르다"라고 말한 이재오 의원이 대표적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연내까지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여당이 '연내 처리'만 강조하는 것은 진정한 연금개혁을 왜곡시킬 수 있다"면서 "당리당략에 따라 연내 처리에 집착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야당을 향해서도 "대안을 내놓고 비판해야지, 제1야당 혹은 정책 정당으로서 떳떳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대중적 기류가 워낙 센 상황에서 야당도 공무원노조의 의견을 반영해 자체안을 내놔야지, 언제까지 뜨뜻미지근한 대응을 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무원연금개혁의 시기나 방법과 관련해 정치권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분출하는 가운데, 여권 내에서는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하되 늦어도 내년 1월까지는 원포인트 임시국회를 열어서라도 공무원 연금개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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