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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으로 새는 수돗물, 1년에 5,500억원 어치 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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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은 노후 상수도관이 전체 1/4 넘지만 지자체는 교체 엄두 못 내

상수도 유수율과 누수율. 2010년 10%대로 진입한 이후 누수율이 정체되고 있다. (자료=환경부 제공/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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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한명이 하루에 282ℓ의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600만명이 1년 동안 쓸 수 있는 수돗물이 땅 속으로 그냥 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국민 일인당 수돗물 사용량은 하루 282ℓ로, 1년전보다 4ℓ 더 늘어났다. 연간 수돗물 급수량이 61억5천9백만㎥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수도 보급률도 98.5%로 상승해 이제 거의 대부분의 지역에 수돗물이 공급되고 있다.

그런데 총 급수량의 10분의 1(10.7%)이 넘는 6억5,600만㎥의 수돗물은 땅 속에 그냥 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수되는 수돗물은 하루 사용량을 감안하면 우리 국민 630만명이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고, 돈으로 환산하면 5천5백억원이 넘는다.

이처럼 수돗물 누수가 심각한 이유는 땅 속에 묻혀있는 상수도관의 4분의 1 이상이 20년 이상 낡았기 때문이다. 환경부 진명호 서기관은 "누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수도관망이 노후화 됐기 때문"이라며 "전체 상수도관의 28% 정도가 20년 이상이 넘은 노후관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후관 상수도관은 누수는 물론 싱크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18건의 싱크홀이 상수도관 노후 문제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노후 상수도관은 수돗물 불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계속 노후관을 교체를 해줘야 하는데, 문제는 지자체가 교체에 엄두를 거의 못낸다는 점이다.

전국의 수돗물 ㎥당 평균 원가는 850원인데, 수도요금은 660원으로, 수돗물 ㎥당 190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수돗물을 만들어낼수록 적자를 보는 구조다 보니 지자체는 수돗물 생산과 공급사업으로는 상수도관 교체 예산을 마련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도 지자체 고유 사무인 상수도 업무에는 중앙재정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노후 상수도관은 방치되면서 녹슬고 낡아가는 상황이다. 20년 이상 노후화된 상수도관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그나마 올해 상수도관 실태조사 예산 20억원이 환경부 예산으로 배정돼, 노후 상수도관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 주목된다. 정밀 조사결과 노후 상수도관의 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되면, 열악한 지자체의 상수도관 교체 예산을 정부에서 보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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