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청주실내체육관에서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치른 춘천 우리은행과 청주 KB스타즈. 이미 정규리그에서 수차례 맞대결을 펼쳤고 앞서 열린 1,2차전에서 나란히 1승1패씩 주고 받은 양팀에게 더 이상 비밀은 없었다.
전술의 패는 모두 공개됐다. 남은 것은 타이밍 싸움이었다.
우리은행이 노린 타이밍은 바로 KB스타즈의 핵심 전력 변연하가 잠시 휴식을 취할 때였다.
변연하는 팀이 21-28로 뒤진 2쿼터 종료 5분13초 전, 벤치로 물러났다. 이때 우리은행은 비장의 무기 존프레스를 꺼내들었다. 1-2-2 형태로 서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해 실책을 유도하는 수비 전술이다.
KB스타즈는 두 차례 공격권에서 연거푸 실책을 했다. 우리은행은 상대 실책을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농구에서 실책은 곧 위기를 뜻한다.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상대의 공격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존프레스는 주로 코트 중앙 지역에서 실책을 이끌어낸다. 바로 속공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상대 실책으로 얻은 두 차례 공격 기회에서 박혜진의 어시스트를 받은 휴스턴의 골밑슛, 박혜진의 3점슛으로 순식간에 8점을 보탰다.
변연하는 교체 아웃된지 1분 만에 다시 코트를 밟았지만 때는 늦었다. 점수차는 두자릿수로 벌어졌고 이후 KB스타즈는 10점대 안쪽으로 점수차를 좁히지 못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우리는 수비로 승부를 봐야하는 팀"이라며 "그때 필(느낌)이 왔다. 변연하가 40분 내내 뛸 수는 없으니까 그때를 노렸다"고 밝혔다. 전술에 타이밍을 더해 상대의 허를 찌른 것이다.
박혜진은 경기 내내 변연하에 대한 수비를 맡았다. 변연하는 9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를 올렸지만 박혜진에 막혀 KB스타즈가 기대한만큼의 득점 공헌을 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