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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터' 마야 "감독님, 저 34살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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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저 34살 맞아요' 9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 기록을 세운 두산 마야(오른쪽)와 김태형 감독.(자료사진=두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넥센의 경기가 열린 9일 잠실구장. 경기 전 두산 더그아웃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의 다소 늙수그레한 외모가 화제에 올랐다.

김태형 두산 감독(48)은 "루츠는 수염이 많지만 깎으면 어려 보인다"면서 "그러나 (유네스키) 마야는 가까이서 보면 얼굴이 늙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같이 있으면 내가 친구랑 얘기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웃었다.

이에 취재진이 "외국인들은 원래 나이를 가늠하기가 어렵다"면서 "쿠바 출신이라 실제 나이는 더 들었을지 모른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에 김 감독도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쿠바를 비롯해 아프리카 국가 출신 스포츠 선수들은 종종 나이에 대한 의구심을 받는 경우가 많다. 출생 연도가 불분명한 데다 어릴수록 선수 생활이 더 길어 속이는 선수가 간혹 있다.

81년생인 마야는 한국 나이로 꼭 35살이다. 지난해 중반 퇴출된 크리스 볼스테드를 대체한 마야는 11경기 2승4패 평균자책점(ERA) 4.86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 치고 썩 좋은 성적은 아니었으나 재계약에 성공했다.

쿠바 대표로 2006,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마야는 2009년 미국으로 망명해 메이저리그 통산 16경기 1승 5패, ERA 5.80을 기록했다.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넥센 강타선에 9이닝 7K 3볼넷 무실점

하지만 이날 마야는 대기록으로 확실하게 자신의 나이를 입증했다. 노히트 노런, 대기록을 수립하며 여전히 한창 때임을 과시했다.

이날 마야는 9회까지 넥센 강타선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볼넷 3개를 내줬으나 삼진을 8개나 잡아냈다. 무려 136개의 공을 뿌리고도 대기록을 지켜냈다.

특히 9회가 고비였다. 8회까지 마야의 투구수는 120개, 한계에 이르렀다. 그러나 김 감독은 대기록을 앞둔 마야를 믿고 내보냈다.

첫 타자 임병욱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그러나 마야는 후속 타자 지난해 MVP 서건창을 1루 땅볼로 요리했고, 넥센 주장 이택근마저 유격수 땅볼로 아웃시켰다.

마지막 타자는 유한준. 마야는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3구 삼진으로 유한준을 잡아내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KBO 리그 통산 12번째 노히트 노런이자 외국인 투수로는 지난해 찰리(NC)에 이어 두 번째. 구단으로도 1988년 장호연 이후 두 번째였다.

이날 마야는 최고 구속이 143km에 머물렀지만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커브로 보충했다. 슬라이더가 135km까지 찍혔다. 105km 느린 커브로 넥센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대기록을 수립한 마야는 두 손을 하늘로 치켜들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경기 후 팬들에게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는 말로 화답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말이 필요없다. 마야가 최고의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실감이 안 나요' 두산 선발 유네스키 마야가 9일 넥센과 홈 경기에서 노히트 노런을 수립한 뒤 기자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잠실=임종률 기자)

 

경기 후 마야는 잠실구장 기자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놀랍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기록 뒤 눈물을 흘린 데 대해 "마지막 아웃을 잡고 나서는 많은 순간들이 떠올랐다"면서 "매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눈물밖에 안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는 "넥센이 매우 공격적인 팀이라 매순간 힘들었는데 마지막 9회는 무슨 힘이 났는지 모를 정도로 온 힘을 다해 던졌다"고 뿌듯해 했다. 쿠바에 있는 아내와 아기에 대해 "쿠바에 있는 가족을 못 봐서 매우 그립고 사랑한다"면서 "경기하는 것을 TV로 봤을 거라고 믿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의 농담에 대해서는 "맞다. 나는 노안이 맞다"고 웃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는 한국말로 인사를 했고, 취재진의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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