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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 현장소장만 바꾸면 끝? 고층부가 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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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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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선 사고, 일반공사에서도 발생 안해
-현장소장 경질? 소장이 제일 잘 알아
-서울시도 책임, 철저한 감리제도 마련해야
-고층부 공사, 자재 추락 및 충돌 우려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안형준 (건국대 건축대학장)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제2롯데월드 또다시 사고일지를 이어갔습니다. 재개장한 지 사흘 만인 지난 금요일, 공연장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 2명이 전기 스파크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것인데요. 제2롯데월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우려,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칠 줄 모르는 제2롯데월드 연속사고, 원인은 무엇인지 건축 전문가를 통해 들어봅니다.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장인 안형준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안형준>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제2롯데월드에서 또다시 사고가 났는데, 이번에는 어떤 사고였습니까?

◆ 안형준> 이번 사고는 8층 공연장에서 전기공사 중에 갑작스럽게 스파크가 발생해 2명의 작업자가 화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다행히 큰 인명사고는 없었지만 저는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번 사고가 제2롯데월드처럼 대형고층건물 건축 현장에서 자주 일어날 수 있는 건가요?

◆ 안형준> 보통 일반적인 현장에서도 이런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거든요. 그런데 더 걱정스러운 것은 제2롯데월드 수족관과 영화관이 영업정지를 풀고 재개장한 지 3일 만에 또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됐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일반 공사현장에서도 나올 수 없는 사고인데, 첨단기술이나 공법이 사용된 제2롯데월드 현장에 어울리지 않는 좀 자질구레한 사고였다는 말씀이시죠?

◆ 안형준> 그러니까 안전에 대한 대책이 철저하게 있었다면 일반 현장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그런 사고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번에는 작업자 2명만 다쳤는데 자칫 큰 대형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그런 문제였나요? 어떻습니까?

◆ 안형준> 그렇습니다. 스파크가 일어났는데 주위에 인화물질이 있었다면 큰 화재로 번질 수 있었던 그런 사고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8층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불로 번졌으면 대참사로도 확대될 수 있었다?

◆ 안형준>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인화물질이 다행히 없어서 그랬죠.

◇ 박재홍> 그렇군요. 영화관에서는 진동으로 흔들리고, 출입문이 떨어지기도 하고, 수족관에서는 물이 샜고요. 이런 자질구레한 사고가 왜 제2롯데월드에서 자꾸 일어나는 건가요?

◆ 안형준> 글쎄요. 저는 자질구레한 사고라고 보지 않습니다. 사고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반드시 사고가 나거든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사고 발생 후에 형식적으로, 마지못해 소극적으로 조치를 취하면 이런 사고는 계속해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철저하고 근본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만이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소극적인 대책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마는, 롯데건설측에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해서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소장을 바로 문책하는 강수까지 뒀는데요?

◆ 안형준> 그게 아주 나쁜 습관이죠. 현장 소장을 바꾼다고 안전사고가 줄어드는 게 아닙니다. 현장 소장은 그 현장을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인데 지금까지 현장소장이 자주 바뀌었어요. 그러니까 현장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후임으로 자꾸 오면 안전사고는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죠. 만약에 사고가 났다면 현장 소장이 문제가 아니라 사고에 대한 미온한 대책을 하는 롯데측이 더 문제인 거죠, 기술자가 아니라.

◇ 박재홍> 그러니까 현장소장은 오히려 현장을 가장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 안형준> 가장 많이 알고 있기 때문에 교체하면 안 되죠.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책임을 진다면 더 윗선에서 져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 안형준> 그렇습니다. 엄한 기술자를 교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 윗선이라면 롯데건설의 고위 책임자들이라고 보면 될까요?

◆ 안형준> 현장 소장이 다 책임지는 게 아니라 안전관리 책임자들이 있거든요. 안전관리에 대한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원인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게 중요한 거지, 사람을 바꾸고 영업정지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재개장 승인을 내준 거 아닙니까? 그러면 서울시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나요?

◆ 안형준> 저는 당연히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해온 영업정지하고 재개장하는 것만이 안전을 위한 모든 조치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고요. 서울시라든지 관련 정부기관이 철저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박재홍> 적극적인 조치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안형준> 예를 들면 어떤 공사를 하려면 안전에 대한 시설이라든지 조치가 미흡하면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가 있는 거죠. 감리제도가 있어서 그 감리들이 철저히 보고하고 또는 보고를 받는 체제가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면 사고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항상 사후약방문식으로 사고가 나면 영업정지를 한다? 저는 이런 방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아예 건설까지 중지해서 그러한 원인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된다는 말씀인가요?

◆ 안형준> 중지보다는 어떤 공정이 이루어질 때마다 안전장치가 완전하게 돼 있다면 공사를 시작해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콘크리트 타설을 할 때도 체크리스트가 완전히 점검된 후에 콘크리트를 타설하거든요. 다음 공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안전장치가 돼 있는지 확인하고 계속하라는 거지, 영업정지를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 박재홍> 그런데 이번 합선사고에 대해서 서울시에서는 구두경고 조치를 내리지 않았습니까?

◆ 안형준> 경고조치는 정말 바람직하지 않고요. 경고보다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한 것이죠. 경고라는 것은 정말 동의할 수 없는 그런 조치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렇다면 적합한 조치가 뭘까요? 어떤 대대적인…

◆ 안형준> 아니, 어떤 공정이든 간에 안전을 위한 체크리스트가 있습니다. 그 체크리스트를 제대로 부합하는지를 확인하고, 확인됐다면 공사를 진행하는 식으로 다른 현장도 그렇게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 것조차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보고 계시는 거죠?

◆ 안형준> 네. 그러니까 사고가 나는 거죠.

◇ 박재홍> 내년 말 완공을 위해서 제2롯데월드의 공정률을 높여가고 있는데요. 현재 교수님께서 제일 우려되는 부분은 어디라고 보십니까?

◆ 안형준> 저는 제2롯데월드가 앞으로 남은 공정이 지금까지 어느 공정보다 어려운 공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100층부터 123층까지의 고층부는 첨단의 시공기술과 안전기술이 필요한 구간입니다. 제가 제2롯데월드측에 공사기간을 지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안전한 공사, 즉 안전사고 없는 공사가 더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100층이나 120층까지 올리는 건설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얘기인데요. 그렇다면 어떤 경우인가요? 크레인 작업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인가요?

◆ 안형준>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시민들도 다 보시듯이 지상부터 쭉 올라가던 건물이 100층 이상부터는 평면이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타워크레인으로 공사하기가 굉장히 난해합니다. 아래에서는 바람이 불지 않지만 100층 넘은 곳부터는 바람이 불기 때문에 공사하기가 아주 난해해서 공사속도도 저층부보다 몇 배가 더 들고 있거든요. 지금 공사속도가 지연되고 있지만 정밀한 시공을 위해서는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 졸속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면 더 큰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그런 구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재홍> 어떤 사고가 있을까요? 크레인들이 작업을 하다가 하나가 떨어질 수가 있고 그런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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