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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왜 사라진 직원 방치했나… 풀리지 않는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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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처럼 출근" 임씨 즉시 찾아나선 경찰·소방…국정원, 임씨 소재 정말 몰랐을까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운용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직원 임모(45)씨의 유서가 공개됐지만, 갑작스런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임씨는 지난 18일 낮 11시 55분쯤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임씨가 집을 나선 시각은 새벽 5시, 이후 5시간 넘게 연락이 닿지 않자 임씨의 부인은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소방서에 "남편을 찾아달라"고 신고했다.

이에 대해 임씨가 불과 5시간 가량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이 서둘러 실종신고를 한 배경을 놓고 각종 의문이 남는다.

경찰 조사에서 임씨의 부인은 "남편이 평소처럼 출근하는 것으로 느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처럼 극도의 보안을 요하는 업무를 맡은 경우 외부에 국정원 근무 사실을 철저히 감추는 것은 물론, 국정원 직원의 가족에게도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숙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회사원도 업무가 바쁘면 가족의 연락을 받지 못하는 일은 부지기수인 마당에 국정원 요원인 임씨가 수시간 연락이 닿지 않더라도, 가족들로서는 임씨가 외부와 접촉하기 어려운 업무를 맡았으리라 추측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임씨의 부인이 서둘러 실종신고를 한 배경에는,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과 달리 실제로는 임씨의 신변에 변고가 있을 것으로 의심할만한 정황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경찰이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운용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직원 임모(45)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경기도 용인 동부경찰서는 19일 오전 숨진 임씨와 함께 발견된 A4용지 크기의 노트 3장 분량 중 국정원에 관한 내용이 담겨진 유서를 일부 공개했다. (CBS스마트뉴스팀 김세준 기자)

 

경찰과 소방당국이 건장한 성인인 임씨가 5시간 동안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자마자 곧바로 위치추적과 함께 수색에 나선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대부분의 수도권 경찰서에는 하루에도 수십 건씩 실종신고가 쏟아져 들어오고, 이중 대부분은 단순 미귀가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많다.

이 때문에 통상 장시간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를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에 나서곤 하는 경찰과 소방당국이 "평소처럼 출근했다"는 임씨를 찾기 위해 곧바로 수색 작업을 펼친 까닭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또 임씨 부인의 진술대로 가족들은 임씨가 출근했다고 생각했다면 임씨의 가족은 실종신고를 하기 전 국정원 측에 임씨의 도착 여부를 확인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임씨의 가족이 실종신고를 하는 순간에는 당연히 임씨의 생사여부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

만약 해킹 의혹 사건에 여론의 관심이 쏠린 상황에 관련자인 임씨가 스스로 잠적해 언론과 접촉하기라도 한다면, 국정원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어 임씨의 행방을 서둘러 확인해야 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국정원은 자체적으로 임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신 임씨의 가족이 소방서에 신고하도록 허락했거나, 적어도 방치한 것으로 보여진다.

소속 직원의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국정원의 평소 행태에 견주어보면 외부기관에 임씨의 신병을 내맡긴 결정은 이례적이다. 만약 국정원이 비밀리에 임씨의 행방을 찾고 있었더라도 의문을 풀리지 않는다.

지령을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신고를 받은 지 겨우 1시간 30분만에 야산에서 임씨를 찾아냈다. 국내 핵심 정보기관인 국정원이, 돌연 연락이 끊긴 소속 직원의 소재를 소방서 대원보다 늦게 파악할 만큼 무능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그동안 경찰이 보관했던 유서가 여러가지 미스터리를 풀어줄 열쇠로 기대됐지만, 사망 경위에 대한 의혹을 풀어줄 단서는 포착되지 않아 한동안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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