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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개월, 롯데 일가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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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7-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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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나듯 물러난 회사를 되찾으려는 형, 독차지한 경영권을 확고히 하려는 동생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둘러 싼 다툼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는 3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 호텔 신관 34층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해 있다. 박종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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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개월간 겉으로는 한·일 롯데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원톱 경영 체제가 순조롭게 구축되는 듯 보였지만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두 아들인 신동주(61)·동빈(60) 형제 간에는 치열한 물밑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31일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의 발언, 관계자들의 전언,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해 롯데가의 7개월을 재구성해봤다.

◇ 코너에 몰린 신동주, 반격 노리다

형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 동생 신 회장은 한국 롯데로 나눠 경영하던 분할 구도가 깨진 것은 지난해 연말.

신 전 부회장은 작년 12월 26일 일본 롯데그룹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직에서 한꺼번에 해임됐다. 이어 올해 1월 8일에는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도 전격 해임됐다.

당시 롯데홀딩스는 해임 배경에 대해 "이유를 밝힐 수 없다"고만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이 해임된 이유가 일본 내 투자로 수억엔(우리 돈 수십억원)을 손해본 사안을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부풀려 보고한 것이라고 봤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중순 아버지 신 총괄회장에게 영업 보고를 위해 찾아갔을 때 신 총괄회장은 이미 격노한 상태였고 신 전 부회장에게 '그만두라'고 했다고 한다.

모든 직책을 내려놓게 된 신 전 부회장의 '와신상담'이 이때부터 시작됐다.

한번 마음을 먹으면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신 총괄회장의 성격을 알기에 롯데호텔 34층 집무실에 일주일에 1∼2번씩 찾아가 설득하고 다시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누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6촌 형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삼촌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들은 신 전 부회장의 지원군이 돼주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중국 사업 등 한국 롯데 실적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아버지에게 알렸다. 한국 롯데가 중국에서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지만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임의로 투자했다는 것.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중국 사업 1조 적자는 사실이 아니며,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보고를 계속해왔다"며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 마음 돌린 신격호, 장남과 일본서 '뒤집기 시도'

신 전 부회장의 '읍소 작전'은 5월 초 이후 결실을 보았다.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의 말에 귀기울이기 시작한 것이다.

신 전 부회장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경영 실적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 아버지인 자신도 모르게 한일 양국에서 '원톱'으로 경영하게 됐다는 점 등에 격분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추궁하며 7월 중순 이후부터는 자신의 집무실에 오지 못하게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영자 이사장 등이 경호원을 동원해 접근을 차단하면서 신 회장이 현재 총괄회장 집무실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급기야 신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직위해제하고 신 전 부회장 등 4명을 임원으로 임명하는 내용의 지시서에 사인하기에 이르렀다.

신 회장이 이 같은 지시를 따르지 않자 화가 난 신 총괄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지난 27일 일본 롯데홀딩스로 가서 직접 이사진 해임을 지시했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의 일본행은 신 전 부회장이 상황 판단이 흐려진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이뤄진 일이라고 보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해임한 쓰쿠다 사장에게 "잘 부탁합니다"라고 말한 점도 판단이 흐려졌다는 근거로 들고 있다.

신 회장은 이 같은 명분을 내세워 해임 지시가 있었던 바로 다음날인 28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아버지의 이사진 해임 지시에 대해 무효 선언을 하고 신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함으로써 경영권 분쟁 '1라운드'는 일단락됐다.

◇ 첨예한 갈등…주총 가야 결론날 듯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 2라운드는 현재 진행형이다.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의중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두 아들은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 전 부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가 경영자로서 판단 능력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는 반면 신 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거동과 판단이 어려운 상태라고 맞서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9일 한국에 들어온 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 교체를 추진하겠다", "일본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3분의 2가 있다"고 밝히며 동생을 향해 공개 선전포고를 했다.

롯데그룹은 "7월 15일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의 신 회장 대표이사 선임과 28일 이사회에서의 구두 해임 무효 결정은 (신 회장의)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신 회장이 지분구조에서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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