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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감 南 수용, 5.24 조치 해결법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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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금강산 피격도 같은 타협책 쓸 수 있어

- '유감' 표현, 외교적 관례로 보면 완곡한 사과.
- 지뢰는 北 소행이라 인정한 것으로 볼 수도.
- 北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소망 있었다고 봐야.
- 당국회담 진전, 6자 회담 재개 후 정상회담도 가능.

(사진=통일부 제공)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25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서주석 박사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정관용> 남북고위급 회담, 피 말리는 협상 끝에 오늘 새벽 타결됐죠. 이번 합의에 대해서 한쪽에서는 '꽉 막힌 남북관계의 숨통을 터놓은 회담결과다' 이런 평가도 있고 또 한편에서는 '북한의 도발 그리고 남북대화, 남측의 양보 이런 패턴을 되풀이한 절반의 성공에 그친 결과다' 이런 평가도 있네요. 참여정부 때 통일외교정책수석비서관 지내셨던 한국국방연구원의 책임연구위원 서주석 박사를 오늘 연결합니다. 서 박사님 나와 계시죠?

◆ 서주석>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오늘 합의사항을 총평해 보신다면요?

◆ 서주석> 저는 마라톤협상 끝에 합의가 나왔는데 잘된 합의라고 일단 평가를 합니다.

◇ 정관용> 잘 됐다?

◆ 서주석> 네, 이번 군사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정도까지 갔는데 그것을 거울삼아서 앞으로 도발을 하지 않고 또 이행에 최선을 다 해가면 남북관계의 발전도 기대되는 그런 합의다라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문제는 지금 합의문에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당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 이렇게만 표현이 돼 있단 말이에요.

◆ 서주석>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건 북한의 소행이라는 인정도 없고 사과라는 단어도 없고 재발방지라는 단어도 없지 않느냐. 이런 점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서주석> '유감'이라는 표현은 사실 우리 국어사전에서는 그냥 '언짢다' 아니면 '마음에 차지 않는다' 이런 뜻 아닙니까? 그런데 어쨌든 외교적이나 정치적으로는 아주 완곡한 사과의 뜻으로 그동안 표현되어왔던 것도 사실입니다. 북한이 유감이라고 한 부분이 확실한 사과가 아니라는 그런 논란도 있습니다마는 저는 이런 외교적인 관례 등에 비추어서 완곡한 사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보고요. 그리고 남북 간에 사실은 그동안 여러 일들이 많았고 협상과정에서 논란도 많았습니다마는 한 번 저지른 일에 대한 사과를 직접 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점에서 유감표명이라는 것을 우리가 일정하게 사과로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어제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확실한 사과는 미리 언급하고 그 뒤에 이런 합의문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이 합의문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저쪽에 공개적으로 분명히 이미 전달한 상태이기 때문에 그렇게 우리가 보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러면 그 유감이라는 두 단어 속에 지뢰는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인정까지가 들어 있다, 이렇게 봐야 한다?

◆ 서주석> 북측이 유감을 표명했다라고 돼 있기 때문에 그것에는 의미상 그렇게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죠.

◇ 정관용> 이것은 받아들이는 국민마다 '이 정도면 북한이 그동안에 한 행태에 비해서는 많이 나간 거다' 이렇게 인정하는 분도 있고 일부에서는 '이게 뭐야? 그냥 유감이라는 두 단어 얻느라고 우리 확성기까지 끝낸단 말이야?' 좀 아쉬워하는 분도 있거든요.

◆ 서주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대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주석> 저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남북관계가 우리의 희망대로 또 우리의 기대대로 모든 게 가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협상장에서 단어 선택 때문에 그동안 회담이 결렬되거나 또는 엄청 지연된 적도 많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과요구를 했고 그쪽에서 사과라는 분명한 표현 대신에 유감이라는 좀 완곡한 표현을 담은 것을 저는 남북관계의 대승적 발전 그리고 지금과 같은 어떤 군사위기의 재발방지 이런 차원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 유감이라는 단어에서 나오는 아쉬움을 좀 보충할 수 있다고 할 만한 것이 이산가족상봉 합의한 거라든지 앞으로 당국회담을 계속 하기로 한 것이라든지 민간교류를 계속 활성화한다든지 이런 것 사실 우리가 원했던 것들 아닐까요?

◆ 서주석> 네, 그렇습니다. 그런 부분들은 우리가 희망했던 것들이 포함됐다고 볼 수도 있고요. 또 사과와 더불어서 재발방지가 계속 얘기됐었는데 합의문 3항에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우리가 대북 확성기방송을 중단한다’ 이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은 앞으로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할 경우에 제기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고 청와대도 그렇게 설명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재발방지라는 부분까지 포함되어 있어서 저는 두 개를 2항과 3항을 같이 봐야 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러니까 확성기는 언제든지 다시 틀 수 있다는 게 그 합의문 속에 이미 들어있다?

◆ 서주석> 이미 의미상 비정상적인 사태를 일으킬 경우에는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 의미상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서 박사님의 총 평가로서 봐서는 북한이 이번에 좀처럼 쓰지 않는 유감이라는 단어도 썼고 그뿐 아니라 이산상봉, 당국 회담, 민간교류 등등까지를 다 우리 요구를 들어줬다, 이렇게 봐야 됩니까?

◆ 서주석> 우리는 일단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이산가족상봉 등등을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번에 지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강력히 반응해서 이런 합의가 나온 것인데요. 북한도 사실은 남북관계 개선이라든지 민간교류 활성화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그동안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김정은 제1비서도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언급한 적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만 기대한 것이 아니라 북쪽도 사실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일정한 소망이 있었다고 보고요. 거기에 더해서 이번 사태에서 대북 확성기방송이 논란이 됐는데 밖에서 많이 얘기됐듯이 대북방송의 일정한 피해에 대한 그쪽의 부담, 이런 것들이 작용해서 이런 합의를 도출하는 데 동의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네. 그런데 남북 간에 최대 현안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5.24조치 문제라든지 또 북핵문제라든지 이런 것들이 보통 지금 한미연합훈련 중이지 않습니까?

◆ 서주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 연합훈련 중단이라든지 보통 북한이 대화하면 항상 요구하던 것들이 이번에는 빠졌더라고요?

◆ 서주석> 당면현안, 당면과제라고 하는 DMZ지뢰도발과 그에 대한 확성기방송, 이게 핵심이 되고요. 그리고 그 외에 다른 부분들도 분명히 얘기가 됐을 것인데 어쨌든 그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다른 부분들은 관계개선을 위한 당국회담을 빠른 시일 내에 개최한다는 별도 합의로 한꺼번에 포장을 했다고 보고요. 다만 당면과제 바로 다음에 해야 될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과 그 정례화 부분을 별도로 언급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아까도 말씀 나왔던 민간교류의 활성화라는 것은 어쨌든 당국 간 관계의 경색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사실은 필요한 부분이었고 그것이 안 됐었는데 그런 것들이 같이 언급됨으로써 어쨌든 포괄적인 합의가 됐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구체적인 부분들은 후속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봅니다.

◇ 정관용> 구체적으로 언급이 됐으니까 이산상봉은 바로 추진이 될 것이고요. 그렇죠?

◆ 서주석> 네.

◇ 정관용> 나머지는 서 박사님 말씀대로 당국회담에 맡겨졌다 이건데 서 박사님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지금 남북 간에 공식적인 당국자 간 회담이라고 하는 것이 워낙 오랫동안 안 되어 오다가 이제 시작이 되는 셈인데. 그냥 일시적으로 확성기방송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그냥 봉합된 상태로 앞으로 당국회담에서 논의해 봅시다 정도로 한 겁니까? 아니면 진짜 큰 질적 변화가 생기는 겁니까?

◆ 서주석> 당장 오늘 통일부 고위 당국자가 '5.24 등등 얘기는 없었다' 이런 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와 관련돼서 장시간에 토의를 하면서 전반적인 현안들이 저는 언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번 지뢰와 대북 확성기방송 문제가 사실 엄청나게 민감한 현안이었는데 그것을 유감과 재발방지 그리고 그에 대한 수용, 이런 형식을 우리가 받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들이 저는 앞으로 5.24를 촉발한 천안함 사건이라든지 금강산관광 중단을 촉발한 금강산관광객 피격사망사건이라든지 이런 것들의 해결방안에도 가능한 형식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 부분이 지금의 방식이 일정하게 우리 정부당국에서는 수용을 했습니다마는 국민적으로도 수용이 되고 이것이 지속적으로 이행이 담보된다고 한다면 그런 부분에서의 진전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흥미로운데요. 좀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보면 그러니까 천안함이나 금강산 피격 같은 경우도 이번과 비슷하게 북이 유감이라고 하는 정도로 표현을 하고 우리는 앞으로 비정상 사태가 없는 한 5.24조치 같은 걸 잠정적으로 유보한다, 이렇게 합의하고 이럴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 서주석> 그건 정부의 설명에는 없는 부분입니다마는 이번에 지뢰도발과 관련된 해결방안에서 이렇게 나왔던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과거에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사실은 천안함 사과 문제에 대한 우회적 접근을 위한 노력들이 남북 간에 있었다는 보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들을 고려할 때 저는 이것을 그대로 준용하자고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 같은 방식의 타협책들을 우리가 앞으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 정관용> 그렇게 해서 5.24조치까지 해제되고 남북당국 간 회담에서 각종 교류가 물꼬를 트면 좀 섣부르지만 정상회담 이런 것까지 거론해 볼 수 있는 겁니까? 어떻습니까?

◆ 서주석> 청와대에서 이미 시기상조다, 이런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다만 이번에 마라톤협상에서 양쪽 지도자의 최측근 참모들, 장관급 참모들이 아주 충분한 토의를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간접적인 정상 간의 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고위참모들 간에 일정한 인적 유대도 만들어졌을 수 있고요. 그리고 대화를 통해서 상대방 정상의 의향도 파악한 부분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앞으로 당국회담이 일정하게 진전이 되고 특히 핵 문제 같은 부분에서 6자회담 재개 같은 상황들이 있게 된다면 저는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정상회담 등도 고려가 가능하다. 그리고 우리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연초에 ‘정상회담을 하는 데 전제조건은 없다’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거든요. 저는 그런 면에서 이번 일이 충실한 이행으로 계속 이어져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그런 쪽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합니다.

◇ 정관용> 혹시 중국의 전승절 그리고 군사퍼레이드 등등 지금 세계적 화제 아니겠습니까?

◆ 서주석>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것과 관련해서 북한이 좀 고립감 같은 걸 느꼈다, 이런 해석이 많이 나오던데 우리 서 박사님은 어떻게 보세요?

◆ 서주석>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 북중 관계가 좋지 않거든요. 그리고 북한은 중국의 전승절 참여를 하지 않는 것으로 그렇게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참여를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이런 부분이 북한의 대중외교 이런 부분에 일종의 고립감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또 중국도 어쨌든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얘기를 그동안 강조해 왔으니까 이번 협의에 일정 부분 기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아마도 그런 중국 전승절에 대한 고려보다는 역시 이번 위기 또 남북관계의 현황 이런 것들에 대한 어떤 고민들이 반영된 합의가 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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