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에서 만난 유도, 농구선수 승부조작 모의
-슈팅가드가 에어볼… 30년에 있을까 말까?
-초등학교부터 승부조작, 선행했다는 생각도…
-스포츠와 도박은 잘못된 만남, 인연 끊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박민순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 팀장), 정희준 (동아대 교수)
프로농구 승부조작이 또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는 현역 선수들이 불법스포츠 도박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충격이 더 큰 상황인데요.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이들을 검거한 경찰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이어서 전문가의 입장 들어봅니다. 먼저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박민순 사이버수사팀장입니다. 팀장님, 안녕하십니까.
◆ 박민순>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이 사건 수사는 어떻게 시작되게 된 거죠?
◆ 박민순> 저희 경찰에서 2015년 3월경에 농구와 유도 선수들이 승부조작 및 정보 제공을 통해서 불법적으로 도박사이트에 베팅한다는 제보를 접수해서 수사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유도 선수랑 농구 선수, 어떻게 함께 이런 일을 벌이게 된 겁니까?
◆ 박민순>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면서 같이 합숙을 했었나 봅니다. 그래서 친분을 쌓고 이러다 보니까 사회에 나와서도 연락을 서로 주고받았나 봅니다. 그러다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하면서 ‘어느 특정 경기에 베팅을 했으니까 좀 실수 좀 하고 해라. 나중에 끝난 다음에 술을 사겠다’ 그렇게 약속을 하면서 승부조작에 관여한 부분이 밝혀졌습니다.
◇ 박재홍> 유도 선수가 농구 선수한테 부탁을 해서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말씀이네요. 그러면 유도선수와 농구 선수 두 선수들만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유도 선수 뒤에 또 누가 없습니까?
◆ 박민순> 지금 브로커는 없는 걸로 확인이 됐고요. 선수와 선수끼리 친분 관계로 인해서 경기를 조작하려고 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더 이상 수사는 진행될 건 없습니다.
◇ 박재홍> 총 검거된 숫자가 몇 명이죠?
◆ 박민순> 검거는 26명으로 보시면 됩니다.
◇ 박재홍> 네. 프로농구 선수도 12명이고 유도선수가 13명. 레슬링 선수가 1명. 이렇게 26명이 된다고 하는데. 그러면 ‘경기를 하면서 승부조작이 어떻게 진행됐을?’ 이 부분을 팬들이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부분인데요. 그러면 어떻게 이루어진 겁니까?
◆ 박민순> 승부조작은 해당 선수가 농구 경기에 출전하면서 우리 팀을 지게 하겠다고 해 가지고 그 해당 경기를 보시면 에어볼을 냈습니다. 슈팅가드였거든요.
◇ 박재홍> 일부러 골을 넣을 수 있는데, 골을 안 넣었다?
◆ 박민순> 그 부분을 보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 박재홍> 그럼 이런 수법들이 그동안 많이 사용됐었던 건가요?
◆ 박민순> 그 부분은 선수 개인만이 알지, 감독도 ‘사실 (이런 이런 플레이가) 승부조작이라고 판단하기는 감독도 어렵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고요. ‘슈팅가드가 백보드도 못 맞히는 사건은 30년에 있을까 말까 한 사건이다’라는 선수들 진술을 받았고, 다들 그런 내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진술을 받았습니다.
◇ 박재홍>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말은, 그 정도 실력 있는 선수가 그렇게 에어볼을 날릴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는 거군요.
◆ 박민순> 그렇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또 충격적이었던 부분인 프로농구 국가 대표 선수죠, 스타 플레이어인 김선형 선수도 이번에 조사를 받아서 충격을 줬는데요. 어떤 혐의인가요?
◆ 박민순> 이 선수는 전에 대학 때 합숙하면서 동료들하고 아마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한 걸로 파악해서 형법을 적용받습니다.
◇ 박재홍> 김선형 선수는 상습 도박이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은 아니다?
◆ 박민순> 네. 그 두 선수, 유도하고 농구선수 두 사람 이외에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하고 형법 246조 적용을 받으신다고 보시면 됩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렇게 검거된 선수들은 앞으로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 박민순> 저희 경찰에서는 검찰의 기소의견으로 송치를 하고요. 나머지 선수들이 불법 도박 혐의를 한 것은 KBL에서 징계가 논의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민순> 고맙습니다.
◇ 박재홍>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의 박민순 사이버 수사팀장이었습니다.
(사진=KBL 제공)
◇ 박재홍> 이번에는 정희준 동아대 스포츠과학부 교수를 연결해서 이번 문제 어떻게 봐야 할지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희준> 안녕하세요.
◇ 박재홍> 프로농구 승부조작, 왜 이렇게 자꾸 일어나는 거죠?
◆ 정희준> 일단은 재발방지책이 좀 미흡했다고 봐야 되고요.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부터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된 것에 대한, 어떤 시정조치도 있어야 되는데 좀 소홀히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어린 시절부터 뭐랄까요? 노출이 되기 쉬운 환경인가요, 어떻게 보시나요?
◆ 정희준> 그렇죠. 요즘의 선수들 보면 대부분 초등학교 때부터 운동을 하거든요. 초등학교 때부터 승부조작을 합니다.
◇ 박재홍> 초등학교 때부터요?
◆ 정희준> 져주기를 하는 거죠. 감독, 코치는 물론이고 학부모들까지도 승부조작을 묵인해요. 그리고 자기들끼리는 좋은 승부조작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뭐냐하면 아이들을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 좀 져줘야 된다. 이런 상황이 자꾸 발생하다 보니까 승부조작에 굉장히 무감해지는 거죠. 도덕적이나 윤리적인 의식 수준이 낮은 게 아니고요. 상당수 선수들의 경우에는 거기에 대한 어떤 개념이 아예 존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봐야겠죠.
◇ 박재홍> 그러니까 일부러 져주거나 이런 부분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느낄 수 있으며 다는 말씀시군요.
◆ 정희준> 이상하지 않죠. 그리고 오히려 쟤네들 대학 가기 위해서 우리가 져줬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선행을 베풀었다는 착각까지도 하게 되는 거거든요.
◇ 박재홍> 하필 농구에서 왜 자꾸 이런 승부조작이 일어날까, 이런 부분도 참 많은 분들이 아연실색 하시면서 실망하시는 부분인데 왜 이럴까요?
◆ 정희준> 종목상의 특성이 있는데요. 야구 같은 경우에는요, 선수가 실수를 하면 그 실수가 너무 뻔히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농구의 경우에는 실수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 있고, 최선의 플레이었는지 아니었는지 판단하기도 애매한 경우가 좀 있죠.
또 한 가지 측면이 뭐냐면 한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종목에 비해서는 크죠. 마음 먹기에 따라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 정도가 클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농구가 좀 더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측면이 있기는 있죠.
◇ 박재홍> 그러니까 선수가 모두 5명인데 이 중에 1명의 비중이 크고. 또 패스가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말씀이네요.
◆ 정희준> 다른 종목과는 다르게 농구는 패스가 굉장히 빈번하게 이뤄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더 크죠.
◇ 박재홍> 그러면 앞으로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높겠네요?
◆ 정희준> 저는 그렇게 봅니다. 왜 그러냐면요. 얼마 되지 않아서 또 터진 거란 말입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요.
◆ 정희준>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좀 더 열심히 해야 되는데, 미흡했다라는 거고요. 면피성 징계라든가 사실상의 휴가성 징계를 주는 그런 관행이 빨리 없어져야 되지 않을까. 특히 승부조작이나 도박 관련해서는 그냥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One-Strike Laws)’ 를 도입하는 것이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라는 건 뭘 말씀 하시는 건가요? 한 번 적발하면 아예 협회에서 더 이상 활동할 수 없고, 선수생활을 더 이상 못하도록 해야 한다?
◆ 정희준> 농구든 어떤 종목이든간에 아예 영원히 퇴출하는 거죠. 알고 있는데 묵인했던 사람들조차도요. 실제로 행한 사람뿐 아니라, 그런 방관한 사람들도 밝혀내서 원스트라이크아웃 (One-Strike Laws)으로 퇴출시켜야 한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그래요. 또 계속해서 연관되는 게 스포츠토토잖아요. 그래서 스포츠토토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자꾸 더 발생하는 거 아니냐. 아예 스포츠토토에서 농구는 빼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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