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문재인 대표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열린 최고위원 초청 만찬에 참석한 최고위원들과 문재인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새정치민주연합에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지난 혁신안과 재신임 투표를 둘러싼 당 내홍을 뒤로 하고 통합을 위해 애쓰자고 다짐했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전날 최고위원 초청 만찬을 언급하며 "문 대표가 최고위원들을 댁으로 초청해 주셔서 잘 대접받고 왔다. 고맙다"며 이 날의 발언을 시작했다. 문 대표도 바로 옆에 앉은 주 최고위원과 눈을 맞추며 웃음지었다.
주 최고위원은 "오랜만에 좋은 소통의 자리였던 것 같다. 우리 모두 밥값을 제대로 하는 지도부가 돼야 겠다고 생각했다"며 "국민과 당원이 우리 당과 지도부에 무엇을 요구하는지 깊이 생각해 당을 운영하자"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표 재신임 문제를 강행하시려면 저를 밟고 가란 말씀을 드린다"며 문 대표와 한껏 각을 세웠던 것과는 매우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유승희 최고위원 역시 "오늘 동네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에게 의정보고서를 나눠드렸는데, '어제 만찬을 하던데 참 잘했다'고 하시더라"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역시 밥상은 소통이구나, 이렇게 느꼈고 (최고위원 만찬을) 릴레이로 하자는 말도 했다. 어제 밥상을 차려 준 문재인 대표님과 사모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22일 저녁 문재인 대표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열린 최고위원 초청 만찬에 참석하며 환하게 웃음짓고 있다. 문 대표가 취임 후 의원들에게 자택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유 최고위원이 말을 하는 중간중간에도 문 대표와 주 최고위원은 서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고개를 끄덕이며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비주류 이종걸 원내대표도 시종일관 부드러운 모습으로 종종 웃음을 지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어제 만찬은 화합과 소통의 자리였고, 마음을 열고 서로의 허물을 벗기는 자리였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당을 추스려나갈 것을 사실상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전 최고위원은 "이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우리 지도부부터 혁신과 통합을 통해 솔선수범할 것이다. 작은 차이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고 단결하라는 당원과 국민의 명령을 거역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안다"고 말했다.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최고위원들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화살을 겨눴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위험 대출이 지난해보다 71% 급증했고, 사실상 잠재채무인 임대보증금 역시 3,455조원을 돌파했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거품을 조장한 경제정책이 가계부채를 더 폭증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국민은 하루하루가 생지옥같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우리 경제는 그래도 괜찮다'는 안이한 상황인식을 보였다"면서 "국민들은 전셋값을 감당하느라 등이 휘는데 비관을 말라는 말은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실언"이라고 비판했다.
오영식 최고위원은 최근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의 신당창당 움직임을 언급하면서 "당이 있어 그분들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었다. 진정한 호남 민심은 더 혁신하고 단결, 통합해서 총선에 승리해 정권교체를 이뤄달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