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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생각' 강매 논란 "잘 될 영화에 재뿌린 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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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사 자발적 구매? 乙에겐 강매
- 관 개입 논란 '연평해전'도 같은 배급사
- 초기 예매율 붐업, 영화 흥행에 영향
- 재벌 계열 배급사, 계열사 관람지원 의혹도
- 초기 예매 강매, 막다른 골목 출혈경쟁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원희 (영화감독, 영화평론가)

금융위원회가 각 금융사들에게 뭔가를 대량으로 사들이라고 한 게 있어서 지금 논란입니다. 사들이라고 한 게 뭐냐 하면, 다름 아닌 영화 예매권이었습니다. 지난주에 개봉한 ‘오빠생각’이라는 예매권이 이런 식으로 4만장이 예매가 됐다는 건데요. 금융위원회에서는 ‘이 영화의 주연이 정부의 금융 캠페인 홍보대사를 맡고 있어서 이 영화의 흥행을 도우려는 차원이었을 뿐이지. 강매는 전혀 아니었다’ 지금 해명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데요. 이 얘기 좀 짚어보죠. 영화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분이세요. 조원희 감독 연결이 돼 있습니다. 조 감독님, 안녕하세요.

◆ 조원희>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금융위가 누구한테 어떤 식으로 영화권 예매를 강요했다는 겁니까?

◆ 조원희> 증권사라든지 은행이라든지 보험사에게 영화 ‘오빠생각’의 예매권을 최소는 3000장에서 최대는 1만 7000장 정도씩 이렇게 사달라고 협조요청을 한 게 드러났는데요. 이 협조요청이라는 게 금융위라는 곳이 금융사들에게 감독 권한이 있는 곳이잖아요.

◇ 김현정> 금융사들에게는 일종의 갑이죠, 그러니까.

◆ 조원희> 네, 그렇죠. 그렇게 해가지고 4만장 정도 구매가 됐다는 겁니다.

◇ 김현정> 개봉 초기에 예매 4만장이면 이게 어느 정도 의미입니까, 영화인들한테는?

◆ 조원희> 특히 개봉 첫 주에 예매율 순위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정도로 볼 수 있구요. 예매율을 높여준다는 것은 예매율 순위를 올려준다는 건데, 예매율 순위가 올라가면 아무래도 홍보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니까 이번 주에 예매율이 높은 작품들을 관객들이 더 찾게 돼 있기 때문에 이득이 있을 수 있는 그런 부분입니다.

◇ 김현정> 쉽게 생각해서, 우리도 박스오피스 1위, 이러면 ‘저 영화가 재미있나 보다, 재미있으니까 저렇게들 보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인데. 그게 특히 개봉 초기에 이루어지면 홍보효과가 더 크다, 이런 말씀이에요. 실제로 이 ‘오빠생각’이라는 영화가 그래서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면서요?

◆ 조원희> 예매율 1위를 차지하고 그다음에 개봉 둘째날에는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습니다.

◇ 김현정> 예매율 1위 4만장의 예매. 이게 문제가 되자 금융위원회에서 해명을 내놨는데, “일부 금융회사들이 배우 임시완 씨가 핀테크 홍보대사를 해 준 데 대한 감사와 응원의 뜻으로 자발적으로 영화표를 산 것일 뿐이다, 조직적인 강매는 전혀 아니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이 해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조원희> 홍보대사의 영화를 띄워주기 위해서 금융위가 다른 회사들한테 표를 사도록 협조 요청을 했고 그래서 예매가 이뤄졌다는 게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사들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는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 김현정>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협조요청 전화 한 통, 공문 한 장 보내는 것 자체가 사실 을의 입장에서는 강매처럼 느껴지는 거다, 이런 말씀이세요. 아무리 갑이 “이건 자발적인 겁니다, 우리 강요한 적 없습니다”라고 말하더라도 을의 입장은 다르다. 이 말씀하시는 거죠?

◆ 조원희> 네, 그런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관이 영화 흥행에 직접 간접적으로 지원을 한 의혹을 받는 사례들, 이게 또 있었습니까, 과거에?

영화 '오빠생각' 포스터

 

◆ 조원희> 과거에는 ‘연평해전’ 같은 영화가 있었고요. ‘연평해전’ 같은 경우에는 단체관람이라든지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졌었죠. 우연치 않게도 이번에 ‘오빠생각’을 배급한 회사와 같은 회사에서 배급을 한 영화거든요.

◇ 김현정> 연평해전 배급하고 ‘오빠생각’ 배급사하고 같아요, 공교롭게도.

◆ 조원희> 공교롭게도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렇게 되면 영화판이 상당히 왜곡되는 거 아닌가요?

◆ 조원희> 그렇죠, 그런 부분이 있는 거죠.

◇ 김현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꼭 관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어도, 영화 개봉 초기에 예매율이라든지 관객수 부풀려서 흥행 유도하는 여러 가지 반칙들, 여러 가지 편법들이 있다고 제가 들었어요. 또 어떤 게 있습니까?

◆ 조원희> 사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큰 투자 배급사들이 대부분 재벌기업을 끼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재벌회사의 계열사 같은 그런 건데.

◇ 김현정> CJ, 쇼박스, 롯데 이런 곳들.

◆ 조원희> 그렇죠, 그런 곳들. 그렇다 보니까 어떤 일이 가끔 생기냐면, 이건 매번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그룹 차원으로 이 영화를 밀어주고 싶다라는 작품이 몇 개 있어요. 야심작이라고 표현을 해야 될까요. 그런 경우에 이제 그룹 계열사들을 동원해서 단체관람의 형식이라든지 또는 할인판매 형식이라든지 이런 걸 띄워서 계열사에 표를 사게 하는 그런 방식의 일종의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데 이게 모든 영화에 다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명절을 끼고 있는 영화라든지 또는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갔다든지 이런 작품들에만, 그리고 또 강력한 라이벌 영화가 있다든지 이런 경우에 이루어지는 것들인데.

◇ 김현정> 참 애매한 면이 있겠어요. 만약 회사에서 ‘직원들 복지 차원에서 영화표 단체로 사서 보게 하는 거다’ 이런 식으로 하면 사실 빠져나갈 구멍은 많잖아요. 이걸 불법이라고 할 수도 없는데 영화판 자체는 왜곡이 되는 효과.

◆ 조원희> 그런데 또 이게 재미있는 사실은, 영화 흥행이이 결국은 수익을 위한 건데, 재벌 계열사들이 직접 그 표를 구매한다면 그건 자체적인 소비가 되는 거잖아요.

◇ 김현정> 내부거래가 되는 거죠, 일종의.

◆ 조원희> 내부거래가 되는 건데 일종의 마케팅 방법 중의 하나인 거죠. 그런데 이걸 매 영화마다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러 방식이 투입에 비해서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은 마케팅인 거죠. 예를 들어서 4만장을 또 추가로 구매를 한다면 4억원 정도의 마케팅 비용이 추가가 되는 건데, 4억원을 가지고 다른 마케팅을 하면 훨씬 더 이 영화 홍보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수단은 모든 마케팅 수단을 다 동원하고 하고하고 해서 더 이상 할 게 없을 때 하는, 막다른 골목에서 하는 그런 정도의 마케팅이 아니냐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출혈경쟁이라는 말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초기에 반짝 어떤 관심을 끄는 데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결국 그 후까지 힘을 지탱하는 건 영화 자체의 힘이다, 영화가 좋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 이 말씀이신 건데요. 이번 금융위 같은 경우에는 ‘오빠생각’이라는 영화에 괜히 직접이든 간접이든 개입을 하는 바람에 오히려 영화흥행에 역효과를 준, 굉장히 안 좋은 케이스가 되는 거네요?

◆ 조원희> ‘오빠생각’이라는 영화는 굉장히 잘 만들어졌고 배우들의 열연도 굉장히 뛰어난 영화라서 관객 반응이 굉장히 좋은 영화인데, 거기에다가 어떻게 보면 ‘금융위라는 곳이 재를 뿌렸다’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우리가 좀 생각해야 될 부분 많습니다. 영화계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 속에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이런 불건전한 상황들 반드시 해결이 돼야 될 것 같습니다.

◆ 조원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조원희>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영화평론가 조원희 감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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