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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 이상화를 놀랜 日 고다이라의 '깜짝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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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놀랐어요' 이상화(왼쪽)는 10일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일본 고다이라 나오에 밀려 2연패가 무산됐다. 사진은 두 선수가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모습.(강릉=노컷뉴스)

 

'빙속 여제' 이상화(28 · 스포츠토토)의 세계선수권 2연패가 무산됐다. 여제의 화려한 귀환을 막은 선수는 일본의 늦깎이 스프린터 고다이라 나오(31)였다.

이상화는 10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를 37초48에 끊었다.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37초93)을 0.45초 앞당겼다.

하지만 역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한 고다이라의 역주에 밀렸다. 이날 고다이라는 37초13으로 이상화에 0.35초 앞섰다. 일본 신기록을 세운 고다이라는 일본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선수권 우승자가 돼 기쁨이 더했다.

당초 이상화의 올 시즌 목표는 세계선수권이었다. 종아리와 무릎 부상으로 고전한 ISU 월드컵 시리즈의 부진을 만회할 속셈이었다. 이상화는 5, 6차 월드컵 시리즈를 포기하고 세계선수권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우승에 대한 전략도 짰다. 경기 후 이상화는 "37초4~5 정도면 우승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다이라의 역주는 여제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상화보다 바로 앞 순서에서 레이스를 마친 고다이라의 기록은 37초 초반대. 이상화는 적잖게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상화는 "고다이라가 37초 초반을 찍으면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내년에 보자' 올 시즌 부상과 경쟁자들의 급부상으로 고전한 빙속 여제 이상화.(자료사진)

 

이는 이상화의 실수로도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상화는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너무 빨리 가다 보니 깊게 들어가서 직선 주로로 빠지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것만 제대로 해줬다면 '네가 이겼을 것'이라고 (주위에서) 얘기하더라"면서 "하지만 그것도 실력"이라고 인정했다.

이런 기세라면 고다이라는 내년 평창올림픽에서 이상화의 3연패를 저지할 가장 무서운 후보다. 30대에 접어들어 전성기를 누리면서 뒤늦게 기량이 만개하고 있다. 고다이라는 2010 밴쿠버올림픽 12위, 2014 소치올림픽 5위에 머문 고다이라는 올 시즌 월드컵 6번 레이스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고다이라는 최근 매서운 기세에 대해 겸손하게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고다이라는 "고다이라는 "소치올림픽 이후 2년 동안 네덜란드에서 자비를 들여 전지훈련을 했다"면서 "정상급 선수들로부터 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일본에 와서 혈액 검사를 했더니 우유와 치즈 알레르기가 있었다고 하더라"면서 "2년 동안 식사 문제가 있었던 게 기록 저하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다이라는 "일본에 돌아와 익숙한 식사를 하면서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상화도 올 시즌 정상이 아니다. 이날 이상화는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해 "가장 좋을 때와 비교해서 70%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몸을 끌어올린다면 내년 평창올림픽 3연패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상화는 "어차피 더 큰 목표는 내년 평창올림픽"이라면서 입을 앙다물었다.

내년을 벼르는 이상화와 네덜란드 유학 뒤 기량이 만개한 고다이라. 두 빙속 스타들의 내년 대결이 벌써부터 관심을 끌어올린다. 일단 둘은 오는 19일부터 개막하는 삿포로아시안게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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