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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정상화…천문학적 배상책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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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금 최소 271억…日선주와 대만 선사 책임공방
"모래폭풍"vs"기계적 결함" 사고원인이 핵심될 듯
이집트 "선장책임"…日선주에 손실비용 청구예정

완전히 물에 떠오른 에버 기븐호. 연합뉴스

 

좌초됐던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이 일주일 만에 물에 뜨면서 수에즈 운하가 정상화됐다.

한해 전 세계 물동량의 10~15%를 처리하는 수에즈 운하 통행이 막혔던 만큼 막대한 피해가 예상돼 책임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대 만조인 이날 에버기븐의 구난 작업이 성공했다.

수에즈운하관리청(CSA) 오사마 라비 청장은 "에버기븐이 온전하고 문제가 없는 상태로 (모래 제방에서) 빠져나왔다"면서 "운하 바닥을 살펴본 결과 감사하게도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30일 오전부터 운하 통행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라비 청장은 "400m에 달하는 에버그린이 물에 뜬 이후 113척의 선박이 30일 오전 운하 양방향으로 통과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대기 중인 선박은 422척"이라고 말했다.

22만 4천 톤급의 에버기븐은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 남쪽 입구 6km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강한 바람과 모래 폭풍이 불면서 조타 능력을 상실하고 선수가 운하 모래 제방에 박혀 좌초했다.

운하 통행이 곧바로 재개될 예정이지만 완벽한 정상화까지는 약 3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정체됐던 전 세계 선박운항이 풀릴 때까지는 몇 주에서 몇 달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번 좌초 사고로 선주인 일본의 '쇼에이 기센'과 선사인 대만의 '에버그린'이 최소 2400만 달러(약 271억 8천만 원) 규모의 배상금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추정한다.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 위성사진 모습. 연합뉴스

 

다만 두 회사는 보험 정책상 이 금액의 전체를 배상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돼 회복이 어려울 수 있고, 에버기븐에 실린 화물의 주인들도 무보험 손실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운업계는 보고 있다.

사고 여파는 이뿐만이 아니다.

사고 소식에 국제유가가 출렁였고, 원유 관련 운송료는 거의 2배 가까이 뛰었다. 머스크는 대부분의 선박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항로로 우회해 운송에 약 2주 간의 시간이 추가로 소요되고 추가 연료비가 들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전 세계 물동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의 주요 외화수입원이다. 운하 운항중단으로 하루 약 1500만 달러(약 170억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핵심은 사고원인 규명이다. 사고원인에 따라 책임소재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SCA는 앞서 에버기븐의 좌초에 대해 "강한 모래바람만이 원인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에버기븐의 기술적 관리를 담당하는 독일 선사 '베른하르트 슐테'는 "좌초 원인에 대한 초기 조사에서 어떤 기계적 또는 엔진 결함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초 보고서에는 사고 당시 '정전'이 있었다고 기재돼 있다.

이집트 정부는 사고 책임이 선장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선주인 일본의 쇼에이 기센에 사고로 발생한 손실과 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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