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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백신 휴가 중에도 권영세에 삼고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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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4선 권영세 의원에 사무총장 러브콜
사무총장 누구 앉히느냐가 이준석 정치력 첫 시험대
사무총장 후보군에 중진의원들 하마평…대선 레이스 앞두고 손사래

민방위 대원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노원구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백신(얀센)을 접종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5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휴가 중에도 사무총장 인선을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 중이다. 당 조직과 예산을 총괄하는 사무총장 인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정치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이 대표는 당 수장으로 선출되자마자 지난 주말 비서실장에 서범수, 수석대변인에 황보승희 의원 등을 임명하며 당직 인선에 착수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은 재임 중인 지상욱 전 의원의 유임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새 지도부 구성 이후 가장 관심이 쏠리는 당직 개편은 '당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 자리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 인선 후 정책위의장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후보군이 겹치는 점을 감안해 사무총장직에 우선순위를 둔 것이다.

일단 이 대표는 당내 중진인 권영세 의원(4선)을 사무총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백신 접종 후 휴식이 필요하지만 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권 의원이 여러 면에서 사무총장을 맡아주시면 최선이라고 생각해 나름대로 설득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대표실 관계자도 "일단 플랜 B를 고려하지 않고 권 의원을 영입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사무총장직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 대표가 직접 영입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 윤창원 기자

 

친박(친박근혜)계 실세로 꼽혔던 권 의원은 16·17·18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지만, 19대 낙선 이후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가까스로 재기에 성공했다. 2011년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선 사무총장과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선대위 상황실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까지 유승민계 인사들을 주요 당직에 임명한 이 대표 입장에서는, 권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영입할 경우 계파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다. 아울러 주요 당직과 대선 캠프 경험 등을 갖춘 권 의원이 합류하면, 원내 경험이 없는 이 대표의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 입장에선 사무총장에 권 의원만한 카드가 없을 것"이라며 "경험적인 보완 효과뿐만 아니라 계파색이 다른 최고위원들을 견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맡아 달라는 요청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미 이 대표 측에 거절 의사를 전달하고 정리했다"며 "특정 타이틀을 맡는 것보다 좀 더 자유로운 위치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의원 이외 사무총장 후보군으로는 권성동‧박진‧김도읍 의원 등이 거론된다. 당 운영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당 3역 중 하나인 사무총장 자리는 새 지도부가 들어설 때마다 의원들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 대표 체제 하에선 예년 같지 않은 분위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르면 오는 8월 본격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시한부 권력'에 불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무총장은 통상 임명권자인 당 대표와 운명을 함께 하는데, 결국 이 대표가 추진하는 정책과 공약 등을 설거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 그 이후 역할을 맡으면 더 쉽게 갈 수 있어서 지금 사무총장을 맡는 게 실익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 박종민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 대표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주요 보직인 사무총장 인선을 마냥 미룰 수도 없는 형국이라 결국 측근 인사 임명으로 귀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와 가까운 유의동 의원(3선) 등이 사무총장에 오를 경우 탕평 인사 원칙이 무너지면서 초반부터 정치력에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 관계자는 "지금 당내 분위기는 '이준석 돌풍'이 당내에서는 어떻게 작용할까 관망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대표의 정치력, 당권 장악 정도의 첫 시험대가 사무총장으로 누구를 모시느냐에 달렸다고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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