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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 신고에도 가해자 놔준 경찰…며칠 후 피해자母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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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하던 여성 집 찾아가 흉기 휘둘러…모친 사망·동생 중태
나흘 전 여성 측 '감금' 신고에 경찰이 구출했지만 가해자 놔줘
경찰 '안일한 대응'이 참극 빚었나…살인 등으로 구속영장 신청

이한형 기자이한형 기자2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여성 집에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여성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10대 남동생을 중태에 빠지게 한 가운데, 범행 며칠 전 경찰이 피해 여성 측으로부터 감금 신고를 받고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구출했지만 정작 가해자를 풀어줬던 것으로 확인됐다.

풀려난 남성은 며칠 후 여성의 집으로 찾아가 미리 준비한 흉기를 여성의 가족들에게 휘둘렀다.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참극을 빚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피해 여성 A씨는 친구에게 긴급하게 메시지를 보냈다. 핸드폰이 부서져 직접 전화를 할 수 없고, 이모(26)씨로부터 감금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아버지에게 이 사실을 알려달라며 아버지 연락처도 함께 알려줬다.

A씨의 친구로부터 이 소식을 들은 A씨의 아버지는 즉시 경찰에 "딸이 감금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취지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소재 파악에 나섰고, A씨가 대구에 이씨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피해 진술을 확보하고 A씨는 부친에게 인계, 이씨는 귀가 조치를 했다. 당시 A씨가 경찰에게 이씨로부터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 등 조치 없이 풀어줬다. 사건은 다음 날 이씨의 거주지 관할인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로 넘어갔고, 경찰은 A씨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씨는 며칠 후인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A씨 집으로 찾아갔고, 집에 있던 A씨의 모친과 남동생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도주했다. 이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빌라 거주자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며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어머니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119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의 남동생은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시 A씨는 현장에 없어 화를 면했다.

이씨는 범행 직후 빈집 창문을 깨고 들어간 뒤 장롱 안에 숨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애초에 가족을 노린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이씨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씨가 신고에 앙심을 품고 보복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 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씨는 A씨와 연인 사이였다고 주장하며 이별 통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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