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연기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모든 것을 새롭게 정립할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드디어 오는 4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하는 가운데,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예비 관객들을 위해 영화의 관전 포인트와 중요한 지점을 귀띔했다.
외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감독 샘 레이미)는 모든 상상을 초월하는 광기의 멀티버스 속, MCU 사상 최초로 끝없이 펼쳐지는 차원의 균열과 뒤엉킨 시공간을 그린 슈퍼내추럴 스릴러 블록버스터로, '스파이더맨' 3부작을 연출하며 독보적 연출력과 뛰어난 영상미를 선보인 샘 레이미 감독이 연출을 맡아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여기에 '닥터 스트레인지 그 자체'라는 평과 함께 뛰어난 열연을 선보인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또 한 번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맡아 다층적인 캐릭터의 면모를 완벽하게 그려낸다. 2일 오전 화상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예비 관객들이 궁금해하는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엘리자베스 올슨은 갑작스러운 건강 상의 이유로 부득이하게 불참했다.
외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닥터 스트레인지는 한국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는 히어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이하 베네딕트) : 저의 팬 여러분, 닥터 스트레인지와 MCU 팬 여러분, 항상 너무너무 감사드린다. 이렇게 또 6년이란 시간이 지나서 두 번째 영화를 갖고 올 수 있게 되어 행복하고 흥분을 감출 수 없다. ▷ 6년 만에 솔로 무비 속편으로 돌아왔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베네딕트 :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동안 많이 바빴다. 6편의 영화에 등장했다. 시간이 지난 만큼 캐릭터도 큰 변화를 겪었다. 처음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났을 때는 신경외과 의사로서 자기밖에 모르고 자기 커리어와 프라이드만을 위해 사는 고집스러운 캐릭터였다. 그런데 점점 본인을 희생하고 타인과 세상을 위해 일하는 슈퍼 히어로로 거듭난다.
가장 최근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등장하는데, 거의 신과 같은 어마어마한 파워를 갖고 슈퍼 히어로로서 본인의 일도 충실히 잘해 나가는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났다. 그 영화에서 슬슬 닥터 스트레인지의 인간적인 면에서 드러나는 부족한 면이 나타나게 된다. 그게 무엇인지, 또 그게 닥터 스트레인지를 어떻게 진화시키는지는 이번 영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닥터 스트레인지의 약점이란 대략 어떤 것이고, 어떤 식으로 변화해 나갈까?
베네딕트 : 닥터 스트레인지는 특히나 모든 걸 다 자기가 컨트롤해야 한다. 다 내 손으로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에게 큰 변화를 가져다줄 거 같다. 이때까지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그를 더 강하게 만들고 그의 장점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그의 약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균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진화하는 모습을 비롯해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은 만큼 이번 영화 역시 관객분들의 반응이 기대된다.외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이번 영화는 멀티버스(다중우주)가 주요 소재이자 배경이다. 그러면서 각 차원의 닥터 스트레인지마다 독립적인 배경과 스토리가 부여되면서 사실상 1인 다역을 연기하게 됐다. 어떤 경험이었는지, 그리고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베네딕트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멀티버스를 통해서 MCU(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의 새로운 챕터를 여는 영화다.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와 내가 멀티버스를 여행하며 관객들을 멀티버스로 초대하는 역할을 맡았다. 엄청난 도전이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원래부터 성격이 엄청 다층적인 인물이었는데, 멀티버스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더욱더 여러 버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선택한 결정에 따라 어떤 결과가 이뤄질 수 있을지 많은 가능성과 버전을 비주얼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연기하면서도 정말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나 자신과 같이 스크린을 공유하면서 연기하는 경험도 신기했다. 솔로 무비에서는 사실 주인공의 캐릭터가 진화하는 모습과 여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 영화에서 또 하나 특별한 점은 주인공이 진화하는 모습이 여러 버전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것을 통해서 닥터 스트레인지는 누구인지, 그에 대해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사실상 마블 페이즈 4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영화다. 이번 작품을 통해 MCU의 거대한 멀티버스 본체를 확인할 수 있을까?
베네딕트 : 정말 기대해도 좋다. 이번 영화가 마블 페이즈 4의 관문 역할을 하고, 닥터 스트레인지 캐릭터가 그 여정의 핵심에 선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MCU의 모든 영화는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롱폼 콘텐츠(Long Form Contents, 길이가 긴 드라마나 영화 등 기존 콘텐츠)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내러티브 아닌가 싶다. 그중에서 내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 영광이다.
그렇다 보니 여러 도전도 있었고, 멀티버스 환경에 들어가서 여러 상호작용과 실험도 할 수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재밌었다. 그리고 멀티버스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모습을 극장에서 본다면 너무 아름답고 대서사시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꼭 큰 스크린에서 확인하길 바란다.외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번 작품의 역할과 중요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베네딕트 : 이번 영화는 우리 현실에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복잡하고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은 우리 인간에게는 수많은 층이 있다고 말했다. 내가 아버지인지 아들인지 등 관계에 의해 정해지는 여러 가지 면이 있고, 층이 있다. 영화는 멀티버스에서 이에 관해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고 또 탐구해 나간다. 그래서 꼭 확인하시면 좋겠다. 가장 중요한 건 이 영화를 보시면서 어마어마하게 재미를 느낄 거란 점이다. ▷ 영화의 연출을 맡은 샘 레이미 감독은 '스파이더맨' 3부작을 통해 히어로물에 대한 탁월한 연출을 선보였고, 또 '이블데드' 등 B급 호러 영화계의 전설이자 실험적인 공포영화를 다수 작업했다. 감독과 함께하며 호러영화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느낀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베네딕트 : 이 영화가 처음 제안됐을 때부터 가장 어두운 버전이자, 호러의 여러 가지 요소가 들어간 영화가 될 것이라고 들었다. 실제로 아마도 MCU에서 가장 무서운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호러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샘 레이미 감독에게는 정말 놀이터 같은 곳이다. 감독님은 너무 좋은 사람이고, 재밌고, 배우 입장에서는 바로바로 리액션을 잘해주셔서 연기하기 즐겁고 쉬웠다. 에너지도 많이 갖고 계시고 직접 시연도 해주셨다.
그리고 마블 페이즈 4의 포문을 여는 영화이기에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해서 아주 탁월한 인사이트를 갖고 그것의 끈을 놓지 않고 계속 잡고 가야 하는 점이었다. 이걸 너무나 잘 해주셨다. 스토리텔링 면에서도 재밌고 명확하고, 또 여러 가지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점프 스케어, 으스스한 공포 등 샘 레이미 감독의 시그니처 연출력도 확인할 수 있다. ▷ 이번에 새로운 캐릭터 아메리카 차베즈가 등장하는데, 어떤 캐릭터인가?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와 아메리카 차베즈의 관계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베네딕트 : 소치틀 고메즈에 관해 먼저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게, 오늘 소치틀이 16세 생일을 맞았다. 그와 너무나 즐겁게 작업했다. 굉장히 사랑스럽고 에너지와 의욕이 넘치는 친구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정말 만화 같은, 아주 상징적인 캐릭터인데 그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이 캐릭터의 중요성을 말하자면 MCU에서 LGBTQ(다양한 성 정체성)의 대표성을 띠는 인물이자 라틴 아메리카 출신으로 다양성, 포용성 면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 캐릭터이자 배우다. 그리고 캐릭터 자체 파워가 대단하다. 멀티버스 포털을 만들어서 여러 멀티버스를 이동하고 여행할 수 있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캐릭터다. 이 캐릭터가 뭘 할 수 있고, 어떻게 진화하고, 닥터 스트레인지와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직접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문화적 다양성, MCU에서의 입지, 의미에 있어서 차베즈는 굉장히 파워풀한 캐릭터다.외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 닥터 스트레인지 역을 연기한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지금 영화와 관련해서 떠도는 수많은 루머 중 몇 퍼센트가 사실인가?
베네딕트 : 여러분, 들리는 루머 100% 다 맞다. 인터넷에서 떠드는 거 다 믿으시면 된다. 내가 어떤 루머인지 알고 있는 게 없어서 이렇게 농담을 해봤다. ▷ 향후 한국 작품에 출연할 가능성도 있을까?
베네딕트 : 한국 영화는 당연히 기회를 준다면 참여하고 싶다. 한국에는 세계 최고의 감독과 배우가 있다. 한국 영화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영화 산업이고, 내가 한국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하고 싶다. ▷ 마지막으로 예비 관객들에게 인사해 달라.
베네딕트 : 우리가 영화를 작업하면서 즐거웠던 만큼 여러분도 보면서 즐기시면 좋겠다. 여러분의 닥터 스트레인지가 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한국식 손가락 하트를 날리며) 직접 꼭 만나 뵙길 기대하고 있겠다.(웃음)